어느 텔레비전 방송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소년에게는 술이나
담배를 팔지 말자는 내용의 방송을 해서 호평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만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을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을 보호해야만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청소년을 보고 그들이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를 구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복장이나 모습이 일반 대학생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를 보고 "아, 이 사람이 청소년이구나, 아니다 이 사람은 대학생인
성년자구나"라고 구별한다는 것은 아마 용한 점장이도 할 수 없을 겁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오씨는 외국가구 소품을 주로 파는 자그마한 가게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얼마전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찾아와서는 문갑
형태로 된 서랍장 하나를 팔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씨는 가구를 팔겠다는 학생을 따라 그 학생이 산다는 원룸 아파트를
갔는데, 오씨가 보기에는 그 가구가 꽤 좋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단돈 10만원에 그 가구를 사가라는 것이였습니다.

오씨는 학생에게 그 가구가 학생것이 맞는지를 몇번이나 확인하고는
학생에게 10만원을 주고 가구를 가지고 가게에 돌어왔습니다.

오씨 생각으로는 가구를 조금 손만 보면 훨씬 비싼 값으로 되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서 일단 가구를 창고에 넣어두었는데, 일주일뒤에 그 학생이
어머니로 보이는 분과 함께 가게에 찾아왔습니다.

어머니의 얘기로는 그 집에 있는 물건을 전부 학생 것이기는 하지만
학생이 미성년자로서 경험이 없어서 가격을 잘못 알고 판 것이니까 물건을
돌려달라는 것이였습니다.

가게주인은 물건을 돌려주기가 싫은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할까요.

원래 미성년자는 자기 마음대로 물건을 처분하거나 남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과 같은 법률행위는 할 수 없고, 이런 행위를 하려면 법정대리인인
부모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만일 미성년자가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이런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부모가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 학생의 부모가 학생이 가구를 판 것을 취소한다고 하면
오씨로서는 가구를 돌려주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겁니다.

미성년자와 하는 거래는 이처럼 언제라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미성년자로 보이는 사람과 거래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이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를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