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이었다.

대학졸업생이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처지다.

그렇다고 부모에게 계속 돈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마침 도서관 게시판에 구인광고가 있었다.

"독서실장 구함, 경북대후문~경북도청사이에 위치. 월30만원. xx고시원"
이라는 내용이다.

전화를 한 뒤 찾아갔다.

그런데 주인은 "정부에서 인턴사원을 보내 준다고 한다. 그러니 기다려 그
사람을 쓰겠다"고 말했다.

구인광고를 내놓고도 정부보조를 기다린다며 채용을 미루고 있는 것이었다.

정부가 인턴사원을 보조해 준다 해놓고 실시시기를 미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이며 늑장행정을 펴는 정부나, 이를 믿고 한푼
이라도 정부도움을 받으려는 독서실주인이나 한심한 생각이 든다.

나아가 독서실주인에게까지 인턴사원을 보조해 줄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 이해봉 haebong@kmai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