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은 작년 한햇동안 사상유례없는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이들은 퇴출과 합병압력에 직면했었다.

실제로 충청 경기은행은 퇴출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시중 은행들에 흡수
당했다.

강원은행도 조흥은행과 합병을 결정해야 했다.

제주은행은 벼랑 끝까지 내몰렸으나 재일교포 주주의 증자지원과 슬림화를
통해 회생의 길을 간신히 찾게 됐다.

충북은행은 작년 6월 퇴출고비를 넘겼지만 증자 등 경영정상화계획을 제때
이행하지 못해 합병의 도마에 오르내렸다.

결국 행장이 퇴진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남 부산은행도 합병과 독자생존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홀로서기 쪽으로
일단 방향을 잡은 상태다.

전북은행은 박찬문 행장 등 경영진의 선견지명으로 일찌감치 내실경영에
주력, 작년 위기국면을 무사히 넘겼다.

광주은행은 작년 6월 "애향심"에 호소해 증자에 성공했다.

광주은행의 증자방식은 그 뒤 다른 지방은행들에 전파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 부산 경남 광주 전북 제주 충북 등 7개 지방은행의 운명은
아직 불투명하다.

독자생존 노선을 고수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은 지방은행의 앞날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확충과 시중은행의 압박속에 생존모델을 만들고 생존공간을 확보하는
게 이들 지방은행의 시급한 과제다.

올 한해는 바로 이런 생존을 위한 틈새를 가늠하는 시험장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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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은행 ]

< 서덕규 행장 >


대구은행은 지난해 설립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등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섬유 건설 유통 등 지역산업을
떠받치던 핵심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법정관리와 화의를
신청하거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엄청난 타격을 받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설립이래 탄탄한
경영성과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자회사와 해외점포를 정리하고 20개에 달하는
점포의 문을 닫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했다.

이 은행은 올들어 사상초유의 "적자"라는 경영실적을 뒤로 한채
영광 재연을 다짐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의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이 수립한 업무운영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업무이익 1천7백70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제기준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추가적인 부실요인까지
감안하더라도 4백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다는 계산이다.

이와함께 총수신고는 작년보다 3.1% 증가한 9조8천1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신탁 단기성수신 등 고금리수신을 점차 줄여 수익성위주로 영업을
한다는 전략이다.

총대출금의 경우 유망 중소기업체에 대한 신규지원을 집중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출금의 출자전환및 부채감면,성업공사에
매각한 대출금의 정산,대손상각 등 감소요인이 많아 총대출금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경비절감규모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15%가까운 경비를 감축한데 이어 올해 추가로 10%를 줄일
계획이다.

점포도 올해 11개를 추가로 줄여 연말까지 1백80개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인원도 작년대비 20% 감축하는 등 덩치를 계속 줄여나가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성과급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