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서울 프라자호텔 건너편에 "자유환전센터(Freedom Exchange)"라는
간판이 등장했다.

얼핏 보기엔 은행의 출장소인 것 같지만 사실은 순수 민간업체다.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인턴사원을 포함해 총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자유환전센터 처럼 외국 돈을 원화로 바꿔주는 환전소가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암달러상을 하던 사람들도
환전소 창업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미 서울 이태원과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 외국인이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50~60개 업소가 성업중이다.

지금은 외국돈을 원화로 바꿔주는 업무만 가능하지만 오는 4월부터 외환거래
가 자유화되면 원화를 외국돈으로 바꿔주는 일도 할 수 있다.

자유환전센터를 운영하는 김진옥 매니저는 "한달에 50만~3백만달러씩을
교환해가는 중소 무역상이 주고객"이라고 귀띔했다.

외국인들도 종종 찾아오지만 이들이 교환해가는 금액은 하루에 1만달러가
안된다고 한다.

자유환전센터에서는 무역상들을 위해 출장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환전소를 이용하면 은행에서보다 달러당 20원이상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게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은행은 인건비나 환위험등 헤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고객이
외화를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를 달러당 최고 70원까지 벌려놓고 있다"며
"그러나 직원 3~4명에 대한 인건비와 건물임대료가 운영비용의 전부인 환전소
는 가격 차이를 30~40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를 원화로 교환하러 온 사람에게 은행보다 달러값을 20원이상씩 더
쳐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려는 사람에게는 원화가치를 20원이상 높게
평가해주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 매니저는 또 환전소는 외화가 들어오는 즉시 은행의 딜링룸에 가서
팔아버리기 때문에 외화를 장기간 보유하는데 따르는 환위험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4월부터 외환거래가 자유화되면 이용고객이 폭발적
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러를 원화로 교환해야 하는 사람보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출장을 앞둔 사람,어학연수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 등이 환전소를
찾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환전소를 차리려면 자본금 5천만원 이상만 준비하면 된다.

다른 요건은 없다.

사업자등록을 한 뒤 한국은행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면 별다른 심사 없이
신고필증을 교부받을 수 있다.

여행사 호텔 등 관광사업자로 지정된 사업자는 다른 사업과 겸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환전소 전업만 가능하다.

문의 및 설립신고서 접수는 한국은행 외환심사과 (02)759-5779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