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리요네증권 서울지점의 직원수는 모두 31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한명도 없다.

리서치(연구조사)팀에는 12명이 근무한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진용 서울지점장은 "한국의 기업문화와 외국계 금융기관의 장점이 잘
조화된 회사"라고 소개했다.

지점장까지도 한국인으로 앉히는 현지화를 했기 때문에 의사소통등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이 최소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금융기관에선 상하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아 우수직원이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크레디리요네는 이같은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크레디리요네는 외국계 금융기관답다.

직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공격적이다.

한국회사 직원처럼 겁먹고 움츠리는 일이 없다.

이 지점장은 생산성 위주의 엄격한 실적주의가 이같은 분위기에 바탕이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사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보고서 작성을 놓고 매달 피말리는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리서치 담당자들에게 부과된 미션은 40~50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를
매달 1건씩 작성해야하는 것.

공장을 실사하고 재무담당 임원과 실무자들을 인터뷰하는건 기본이다.

여기에 시장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글로벌 뷰"까지 포함해야한다.

그래서 일부 직원들은 마감을 앞두고 밤을 새우기도 한다.

시의적절하게 리포트를 내지 못하면 리포트는 곧바로 신선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시장의 관심이 다른 데로 옮겨가고 난 다음이기 때문.

이렇게 생산된 리포트는 본사(크레디리요네아시아 글로벌 이머징마켓)가
있는 홍콩으로 날아간다.

검열을 받기 위해서다.

홍콩의 본사가 갖고 있는 새로운 데이터가 더해져 리포트는 더욱 심층적인
분석을 담게된다.

이 지점장은 "한국 증권회사들의 가장 큰 약점은 아시아 전체지역의
관점에서 개별기업과 산업을 평가하는게 미흡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만 놓고 보면 리서치 분야에서 크레디리요네가 단연 톱에
있다고 자부한다.

그는 경쟁상대로 자딘플레밍 정도라고 말했다.

제품(리포트)이 좋으면 세일즈도 잘되는 법.

그리 크지 않는 중규모 증권사이지만 외국계 증권사중에선 위탁매매거래
(브로커리지)실적이 국내 3,4위에 이른다.

최근에는 외국인으로부터 하루 5백억원규모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하루 수수료 수입만 2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크레디리요네는 "생산성 중시"방침을 연봉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외국계 증권사의 연봉계약은 보통 1년단위.

그러나 크레디리요네는 성과에 따라 1년에 세번씩 연봉을 조정해주기도
했다.

그 결과 1년사이에 연봉이 2배로 늘어나는 직원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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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디리요네증권 >

.서울사무소개설:94년7월
.지점승격:96년4월
.직원수:31명(외국인 0명)
.영업기금:50억원
.지점소재:서울 중구 서소문동 유원빌딩
.영업실적:97년도 순이익 22억원 영업이익 90억원
.지점장:이진용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