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sj@moe.go.kr >

텔레비전 어느 프로그램에서 스승을 만나는 장면을 몇번 본 일이 있다.

그리던 스승을 만나는 감격적인 장면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한다.

출연자들은 어려운 시절,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어린 가슴에
희망의 불을 붙여준 것을 한결같이 고마워 했다.

그 불씨를 살린 그들은 사회의 지도자가 되기도 하고, 유명한 배우나 사회
사업가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 모 여고에서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은 여학생이 꾸중하신 선생님을
신고,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사태가 벌어졌다.

며칠 전에도 다른 학교에서 그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지난 30년 동안 고속성장의 그늘속에서 자라난 물질 우선적 가치관이 퍼져
미풍양속을 잃어버린 탓이다.

여러 대가 한 집에 살면서 어른들의 언행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윗사람을
공경할줄 안다.

형제들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남을 배려할 줄 안다.

그러나 핵가족이 늘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기밖에 모른다.

부모도 공부만 잘하면 웬만한 잘못쯤은 눈감아 준다.

예절같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는 "우수한 인재만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국가 인력의 총체적 역량을
증진하는 곳"이라는 어느 교육학자의 말을 곱씹어 볼 일이다.

학교는 무엇보다도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의 기본 규범을 익히는 곳이어야
한다.

"군사부일체"라든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든가 하는 말들은 스승
을 공경해 온 조상들의 체험에서 나온 가르침이다.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인간을 가르치는 일에 온 정성을 쏟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선생님들이 신명날때 가르치는 일도,연구하는 일도 더욱 즐겁고 교육의
질은 높아진다.

그런 뜻에서 나는 올해를 선생님의 영이 설 수 있도록 우리 선생님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 드리는 해로 만들고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