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지난 15일 대전교례회에서 내각제 공세를 시작한지 5일만에 돌연
목소리를 죽이기 시작했다.

19일 오전 내각제 추진위에서 내각제 헌법요강을 확정 공개키로 했던 계획도
취소했다.

이날 이완구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18일 두 분이(DJP) 무릎을 맞대고
내각제를 논의하겠다고 한 말씀을 상기해야 한다"며 "내각제 문제는 두분의
입에서 나와야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동안 내각제 문제를 놓고 여여간에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자민련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각제추진위원장인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2월초 총재단회의에서 헌법요강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발을 뺐다.

내각제 개헌 연기를 주장했던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게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를 잘 모시는 길"이라며 "그 문제에
관해선 더이상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측의 태도 변화는 18일 저녁 자민련 이완구 대변인과 청와대
이강래 수석의 회동이후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이날 회동에선 이 대변인은 "내각제를 둘러싸고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윗분의 뜻을 왜곡하지 말고 신중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제의했고 이
수석도 "가급적 자제하는 쪽으로 위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응했다는 것이다.

이날 김 대통령과 청와대 독대 후 총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각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교적 밝은 표정을 보인 김 총리는 앞으로 국정운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