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IBRD(세계은행)로부터 빌린 항만개발자금중 5백만달러(약
60억원)를 소속 공무원 해외연수비용으로 변칙 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외채전용 사례는 지난 97년말 단 1달러라도 아쉬운 환란의 와중에서
빚어진 것이어서 환란청문회에서 새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재경부는 부산 다대포항 개발사업비 5천2백만달러
중에서 5백만달러를 지난 97,98년 20여명의 소속 직원에 대한 해외연수비용
으로 썼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IBRD로부터 총 1억달러를 빌린 부산다대포항 개발사업이 지지부진
하자 지난 97년 11월 항만개발 순수사업비 5천2백만달러중 4천7백만달러에
대해서만 국회 동의를 받아 전남 광양항 개발비로 돌렸다.

그러나 재경부는 나머지 5백만달러에 대해선 공공차관 사용변경시 국회동의
를 받아야 하는 외자도입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내부결제만 밟아 공무원 해외
연수비용으로 전용했다.

이같은 변칙전용은 "국가채무는 국회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헌법규정에도 어긋난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IBRD 차관으로 해외연수를 간 공무원은 재경부 소속 20여명외에 행정자치부
환경부 건설교통부 감사원 등 관련부처 공무원도 1~2명씩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공무원이 연수비용으로 쓴 돈은 작년말까지 전용예산 5백만달러중
2백만달러로 1인당 평균 10만달러(1억2천만원)에 달한다.

재경부는 지난 80년대말부터 IBRD로부터 받아오던 공무원연수차관이 96년
부터 끊기자 이른바 "해외연수 인공위성" 자리를 지키지 위해 항만개발비를
전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연수비용 5백만달러외에 원래 2백50만달러를 교육비로
잡아 놓았기 때문에 "외자도입법 6조3항(당초 계획이 현저히 바뀐 경우 국회
재동의를 받아야 한다)"을 적용, 국회동의를 생략했다고 해명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