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피치IBCA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무디스 S&P등 미국의 다른
평가기관들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진작에
나돌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조정은 피치IBCA가 처음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국가신용이 투자적격으로 올라갔다는 것은 국제투자자들에게 한국이
안심하고 투자할수 있는 국가라는 사실을 공인해 준 것이다. 따라서 아직도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외국인투자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고, 금리등
대외차입 조건도 종래보다 훨씬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그같은 대외여건의 개선을 바탕으로 우리가 선택할수 있는 정책
수단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 우리는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금리
환율등 가격변수들의 안정적 변화를 바탕으로 경기회복은 물론 경제구조조정
을 보다 자신감있게 추진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피치IBCA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에 대해 결코 자만하거나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강조하고 싶다. 사실 피치IBCA가
부여한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적격중에서 최하위등급이다.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에 부여했던 신용등급 "AA-"에는 아직도 6단계나 못미치는 수준이다.

피치IBCA는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이유로 <>경제안정과 구조개혁의 성과
<>외환보유액의 조속한 회복 <>단기외채비중 감소 <>최근의 경기회복 추세
등을 들었다. 한마디로 지난 97년말과 같은 외환위기의 재발가능성이 없어
졌다는 지적이다. 그 점은 일단 적절한 평가라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구조개혁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충고한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아 기업재무구조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지적은 국가신용등급이 우량판정을 받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기업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가신용등급의 투자적격 평가는 그 자체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효과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신용등급이 높아졌으니 외자가 밀려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외국인 직접투자유치 노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자유입이 투자확대를 통한 생산력 확충으로 연결되고, 실물경제의
활력을 되살려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질의 경제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높아졌기
때문에 특히 돋보이는 값진 성과로 평가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자세로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의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