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개헌문제와 관련해 최근 침묵으로 일관했던 김종필 총리가 20일
우회적인 표현이긴 하나 연내 개헌의지를 확연히 내비쳤다.

김 총리가 직접 말문을 연 것은 "개헌연기" "국민회의 자민련 합당설"등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더이상 침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총주최 최고경영자연찬회에서 "권력
독점과 고비용 저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선거 정당 정치자금을 포함한 여러
제도의 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특히 "올해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21세기를 열어 나가는
바람직하고 선진화된 우리 정치제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연내에 개헌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분명하게 말하지만 국민들에 대한 약속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어 "최근 내각제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말씀을 삼가겠으며 때가 오면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도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내각제 개헌 추진 의지를 다졌다.

김동주 의원은 "대전집회의 열기와 관심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복 의원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개헌을 추진하면 한나라당도
따라올 것"이라며 "오히려 내각제 개헌을 추진함으로써 경제회생을 이룩하고
정국혼란도 방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범 의원도 "조순 의원 등 몇 분을 만나보니 한나라당에서도 긍정적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민련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야 한다고 지도부에
촉구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