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지난 1년은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야말로 잔인한 한 해였다.

보험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4개 생명보험사가 퇴출됐고 2개 보증보험회사도
합병됐다.

올해에도 부실 생명보험사 정리,보증보험사 유동성 부족 해결 등의 추가
구조조정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보험시장은 현재 각 보험종목의 보험료 자유화가 이미 완료됐거나 진행되는
등 보험회사간 경쟁 환경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또 저축성 보험과 제3분야 보험을 놓고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간의
경쟁이, 기업연금및 개인연금 등을 둘러싸고는 은행 투자신탁회사 등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듯 변화하는 보험시장 환경 아래서 감독당국의 기본 입장은 시장원리에
바탕을 두고 보험사간 건전 경쟁을 통해 국내 보험사가 국제경쟁력을 갖추도
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보험감독의 2가지 방향은 보험회사의 건전성 제고를 통한 시장
질서의 안정 유지와 보험가입자의 권익 보호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사의 자율성을 해치고 경영 간섭으로까지 비쳐질 수
있었던 과거의 감독방식을 지양하고 지급여력제도의 개선 등을 통한 리스크
(Risk)관리 중심의 건전성 감독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또 적기시정조치 등을 통해 보험사의 추가 부실화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보험산업의 특성상 다른 금융권보다도 훨씬 많이 발생하고 있는 민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보험상품과 약관 요율 모집체계 등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한 후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다.

보험 이용자의 수요에 진정으로 부응하는 선진 보험산업이 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며 이를 최대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감독기준도 가능한 한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국제적 정합성을 갖춘 기준으로
정비할 것이다.

보험사 검사항목과 경영평가항목 중 감독기관의 주관적 판단이 작용할
소지가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최대한 객관화 계량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또 모든 제도와 기준을 바꿀 때는 사전에 보험 가입자와 보험회사 등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 심층적 연구와 검토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시행일정을 사전에 예고하여 보험 가입자와
보험사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며 발표된 일정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새로 출범한 금융감독원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이루고 이를
통하여 국가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나아갈
방향을 새로 정립해야 하며 이는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
해야 한다고 믿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