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금주의 테마) '통화지표의 괴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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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 홍익대 경제학과 부교수 sjun@wow.hongik.ac.kr >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8년 통화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각종
통화지표들의 움직임간에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예를들어 M3(총유동성) 증가율은 작년 한햇동안 매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MCT와 MCT+의 증가율은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M2(총통화) 증가율은 작년 2.4분기부터 상승세
로 반전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몇가지 의문에 사로잡히게 될 것같다.
첫째 도대체 통화지표라는 것들이 무엇이고 왜 이렇게 복잡한가.
둘째 여러 통화지표들의 움직임이 이처럼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어떻게 하면 그 괴리를 좁힐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기로 하자.
우선 돈 혹은 화폐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부터 살펴보자.
가장 확실한 사실은 돈이란 많을수록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경제적인
의미에서) 이롭다는 것이다.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은 것을 "자산"이라고 한다.
반대로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나쁜 것은 "부채"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돈이나 화폐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산이다.
두번째로 이해해야 할 점은 돈과 화폐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자산이지만
다른 경제주체에는 부채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돈은 누구의 부채인가.
금융기관이다.
예컨데 갑이란 사람이 자신의 예금통장에서 10만원을 인출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은행은 이 요구를 들어줄 의무가 있다.
즉 화폐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부채다.
여기까지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제부터는 쉽다.
그럼 하나씩 앞의 질문에 답해 보기로 하자. 우선 통화지표란 무엇인가.
그것은 돈의 총량을 말한다.
따라서 만일 통계수집기관이 우리의 지갑과 통장을 다 뒤질 수 있다면
그 금액을 다 합한 것이 돈의 총량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과 동등하다고 알려진 방법인
금융기관의 부채(통화성 부채)를 다 합하는 보다 손쉬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기관이 다양하고 각 금융기관의 부채 역시 매우 다양한데
어디까지를 "돈"이라는 개념과 대응되는 부채라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일치된 결론이 있을 수 없다.
결국 어떤 금융기관을 포함시키고,어떤 부채를 통화성 부채로 인정할
것인가에 따라 여러가지 통화지표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M2는 한은과 예금은행의 부채중 현금과 예금을 합한 것이다.
M3는 제2금융권까지를 모두 금융기관으로 보고 이들의 거의 모든 금융부채를
다 합한 가장 광의의 통화지표다.
그리고 이들 중간에 MCT와 MCT+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왜 이들의 움직임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지 눈치빠른
독자들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CD(양도성예금증서)는 M2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그 이외의 모든 통화지표에는
포함되는 금융상품이다.
이제 어떤 사람이 CD를 상환받은 후 이를 은행에 예금한 경우와 투신사의
단기공사채 수익증권을 매입한 경우를 비교해 보자.
먼저 예금한 경우에는 M2는 예금이 증가했기 때문에 증가하지만 다른
통화지표는 아무 변동이 없게 된다.
왜냐 하면 CD와 예금이 모두 이들 지표에 포함되는데 CD는 감소하고 예금은
동일한 크기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두번째 경우처럼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하게 되면 MCT와
MCT+는 감소하지만 M3는 불변임을 알 수 있다.
투신사 수익증권은 M3에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금융상품이 다양해지고 각 금융상품간에 자금의 이동이
빈번할수록 여러 통화지표의 움직임은 괴리를 보이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통화신용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한가지 방법은 금융기관간 자금이동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M3와 같은
광의의 통화지표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다른 방법은 통화신용정책의 초점을 통화총량지표에서 금리로 변경하는
것이다.
M3와 같은 광의의 통화지표를 사용할 경우 금융기관간 자금이동 효과는
상쇄시킬 수 있다고 해도 이 지표를 편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데 자료가 제때 편제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금리의 경우 속보성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간 자금이동이
활발할수록 여러 금리가 서로 체계적인 연관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 길이 앞으로 통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8년 통화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각종
통화지표들의 움직임간에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예를들어 M3(총유동성) 증가율은 작년 한햇동안 매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MCT와 MCT+의 증가율은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M2(총통화) 증가율은 작년 2.4분기부터 상승세
로 반전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몇가지 의문에 사로잡히게 될 것같다.
첫째 도대체 통화지표라는 것들이 무엇이고 왜 이렇게 복잡한가.
둘째 여러 통화지표들의 움직임이 이처럼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어떻게 하면 그 괴리를 좁힐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기로 하자.
우선 돈 혹은 화폐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부터 살펴보자.
가장 확실한 사실은 돈이란 많을수록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경제적인
의미에서) 이롭다는 것이다.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은 것을 "자산"이라고 한다.
반대로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나쁜 것은 "부채"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돈이나 화폐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산이다.
두번째로 이해해야 할 점은 돈과 화폐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자산이지만
다른 경제주체에는 부채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돈은 누구의 부채인가.
금융기관이다.
예컨데 갑이란 사람이 자신의 예금통장에서 10만원을 인출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은행은 이 요구를 들어줄 의무가 있다.
즉 화폐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부채다.
여기까지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제부터는 쉽다.
그럼 하나씩 앞의 질문에 답해 보기로 하자. 우선 통화지표란 무엇인가.
그것은 돈의 총량을 말한다.
따라서 만일 통계수집기관이 우리의 지갑과 통장을 다 뒤질 수 있다면
그 금액을 다 합한 것이 돈의 총량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과 동등하다고 알려진 방법인
금융기관의 부채(통화성 부채)를 다 합하는 보다 손쉬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기관이 다양하고 각 금융기관의 부채 역시 매우 다양한데
어디까지를 "돈"이라는 개념과 대응되는 부채라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일치된 결론이 있을 수 없다.
결국 어떤 금융기관을 포함시키고,어떤 부채를 통화성 부채로 인정할
것인가에 따라 여러가지 통화지표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M2는 한은과 예금은행의 부채중 현금과 예금을 합한 것이다.
M3는 제2금융권까지를 모두 금융기관으로 보고 이들의 거의 모든 금융부채를
다 합한 가장 광의의 통화지표다.
그리고 이들 중간에 MCT와 MCT+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왜 이들의 움직임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지 눈치빠른
독자들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CD(양도성예금증서)는 M2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그 이외의 모든 통화지표에는
포함되는 금융상품이다.
이제 어떤 사람이 CD를 상환받은 후 이를 은행에 예금한 경우와 투신사의
단기공사채 수익증권을 매입한 경우를 비교해 보자.
먼저 예금한 경우에는 M2는 예금이 증가했기 때문에 증가하지만 다른
통화지표는 아무 변동이 없게 된다.
왜냐 하면 CD와 예금이 모두 이들 지표에 포함되는데 CD는 감소하고 예금은
동일한 크기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두번째 경우처럼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하게 되면 MCT와
MCT+는 감소하지만 M3는 불변임을 알 수 있다.
투신사 수익증권은 M3에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금융상품이 다양해지고 각 금융상품간에 자금의 이동이
빈번할수록 여러 통화지표의 움직임은 괴리를 보이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통화신용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한가지 방법은 금융기관간 자금이동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M3와 같은
광의의 통화지표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다른 방법은 통화신용정책의 초점을 통화총량지표에서 금리로 변경하는
것이다.
M3와 같은 광의의 통화지표를 사용할 경우 금융기관간 자금이동 효과는
상쇄시킬 수 있다고 해도 이 지표를 편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데 자료가 제때 편제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금리의 경우 속보성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간 자금이동이
활발할수록 여러 금리가 서로 체계적인 연관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 길이 앞으로 통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