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IMF여파로 내수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내수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희망적 관측이 많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99년에는 내수가 20%가량 늘어나고 수출도
7.4%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명운은 사실상 "기아자동차"에
달려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기아차 인수에 어떤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이 회사의 주가에 대한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기아차인수로 연구개발비 감소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자동차업계가 현대와 대우로 양분돼 경쟁약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두 회사의 차종이 유사해 시너지효과에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기아인수로 자금부담이 큰 것도 악재로 꼽힌다.

게다가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경쟁력과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국내업체들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 영업실적 =98년 매출액은 25.8%나 줄어든 8조6천5백37억원으로
예상된다.

내수위축으로 판매대수가 82만대로 전년보다 30%나 격감했고 수출물량도
해외시장 경쟁격화로 7.6%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순이익도 무려 84.3%나 추락한 73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흑자가 예상되는 것은 회계방식 변경으로 감가상각비가 1천5백억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당기에 전액 비용처리했던 연구개발비(4천억원가량)를 이연처리할
경우 당기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증권 추정)

99년에는 내수경기와 수출이 회복돼 매출액이 8%가량 늘어난
9조8천8백5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1만여명의 인원감축 효과가 가시화되고 기아차 인수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순이익이 4백9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동양증권 추정).

<> 재무구조 =기아차 인수대금(1조1천억원)중 4천7백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등 올 한햇동안 적잖은 자금부담을 겪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매출의 대폭 감소로 현금유입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작년에만 1조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다만 자동차 수요의 감소와 기아인수로 기존 설비를 이용할 수 있게돼
설비투자액이 적어도 2004년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다소
긍정적이다.

97년 4백9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자산재평가로 98년에는 2백60%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정도의 부채비율 유지를 위해서는 자산매각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주가전망 =현대차의 주가전망은 애널리스트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동양증권의 박인욱 연구원은 "기아차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감안할
경우 적정주가는 3만원대"로 평가했다.

그는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더욱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쌍용투자증권은 "환율상승으로 올해에 수출마진이 더욱 낮아지고
내수도 회복되기 어려워 98년과 99년에 1천억원 내외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적정주가는 1만5천원 미만"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적정주가를 1만5천~2만원대로 추정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