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외국 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의 경영 부실과 맞물려 중국 위안(원)화 가치를 위협하고
있어 서방 금융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베이징(북경)및 홍콩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푸젠(복건)성
산하 기업인 푸젠엔터프라이즈는 8천만달러의 외채에 대해 이자만 갚고
원금상환은 늦추기로 했다.

또 중국외환은행인 중국은행 소유의 강아오국제공사 역시 자금난으로
일본 미국 홍콩등의 은행들로부터 들여온 차관에 대해 이자와 원금 상환을
중단했다.

후베이(호북)성 산하 무역업체인 이에프트레이딩도 모두 1억4천2백만달러의
대외채무를 갖고 있으나 자산총액은 2백20만달러밖에 안돼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정부가 투자한 이들 기업은 지난 90년대초 중앙정부의 감시를 피해
해외로부터 거액을 끌어들여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시설 등 장기사업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아시아외환위기 여파로 해외 자금조달이 끊긴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중앙정부의 외환거래 규제로 국내시장에서도
외화를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의 금융관계자들은 "일부 국유기업 및 성 정부 관련기업들의 채무상환
차질로 중국의 대외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때문에 외국인 신규투자가 급감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투자자금도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작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5백40억달러로 97년에 비해 16%나
감소, 외국인투자감소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국 본토의 "문제기업"들이 대부분 홍콩금융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홍콩경제가 1차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홍콩달러의 페그제와
중국의 위안화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그러나 이 문제가 홍콩주변의 남동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국외환관리국은 외화유출을 막기위해 기업의 외환시장 참여를
규제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는 일부 부작용은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환규제로 외환보유고가 늘어나는등 기본적으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금융위기설을 일축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외환보유액(1천4백50억달러)이 충분해 아시아나 중남미식의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다.

그러나 홍콩및 서방금융전문가들은 중국국유기업들의 재정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수 없다는 진단이다.

한편 상하이외환시장의 위안화 가치는 이날 달러당 8.2783위안을 기록,
안정세를 유지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