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잇달아 50%이상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이 당장 적대적M&A를 시도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등 경영간섭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수 없어 삼성그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관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50.08%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삼성전관 주식을 꾸준히 매수, 지난달말 47%대이던
지분율을 50%대로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삼성화재 주식도 53.42%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분율을 지난해 11월30일 처음으로 50%로 끌어올린 뒤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이날 현재 49.87%로 5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이 최근 11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는 등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도 일본세콤의 직접투자분 25%를 포함,
56.71%에 달하고 있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64.46%나 보유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이 주로 삼성그룹의 핵심계열사를 집중매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국인 지분율은 대주주 지분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언제든지
경영권을 탈취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외 6인의 지분율은 11.07%에
불과하다.

또 삼성화재와 삼성전관의 최대주주 지분율도 각각 18.37% 및 16.54%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당장 적대적 M&A 시도가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주요 매수세력을 파악해본 결과 타이거펀드
피델리티펀드 코리아펀드 등 순수한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이었다"며 "적대적 M&A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외국인이 소수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서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주주제안권 주주대표소송 회계장부열람권 등
소수 주주권은 5%지분만 있어도 행사할 수 있다"며 "만약 삼성그룹 계열사
들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을 할 경우 외국인이 저지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삼성그룹주 매수가 한국 재계에 소액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정착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은 한국 소액주주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만큼 투명한 경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