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청문회의 하이라이트는 자민련 정우택 의원과 임창렬 전부총리간의
공방전.

정 의원은 15가지의 증거를 조목조목 들이대며 임 전부총리가 IMF
(국제통화기금) 지원신청을 미뤄 대외신인도하락과 외환정책의 혼선을 초래
했다고 추궁했다.

임 전부총리는 구제금융신청을 지시받지 못했다는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가장 팽팽하게 맞선 부분은 97년11월17일 김영삼 대통령과 임 부총리의
독대내용.

정 의원은 김 전대통령이 검찰과 감사원에 보낸 답변서에서 "임 부총리에게
11월12일과 17일, 19일 세 차례나 IMF행을 알려줬다"고 답변한 점을 지적
했다.

특히 17일은 캉드쉬 IMF총재와의 회담에서 IMF행이 결정된 다음인 만큼 김
대통령이 임 부총리에게 구제금융신청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 이날 독대후 김 수석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3백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캉드쉬 총재와 합의한 사실을 들려줬다는 것.

그러나 임 전부총리는 이를 모두 부인하고 "김 수석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임 부총리가 취임한 19일 재경원 실무진의 보고내용도 논란을 빚었다.

정 의원은 실무진이 환율변동폭확대를 보고하면서 IMF 구제금융과 같이
중요한 사항을 보고하지 않았을리 없다고 몰아부쳤다.

또 환율변동폭확대의 전제가 IMF 자금지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 전부총리는 "실무자들이 보고하지 않았다는 확인서까지 써줬다"
며 맞받았다.

정 의원은 또 여러가지의 정황근거를 내세웠다.

루빈 미국 재무장관에게까지 IMF 구제금융 신청날짜가 통보됐고 이경식
한국은행총재, 재경부 공무원 등 정책당국자들이 모두 알고 있었는데 임
전부총리만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

임 전부총리는 당시 관련회의에서 일체 배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발표를 연기했을 가능성, 일본으로부터의
자금차입을 기대했을 가능성도 파고들었으나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정 의원은 임 전부총리가 "IMF 지원방침을 몰랐다"(감사원 답변) "협상이
진행중인 것은 알았으나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신문 대담)
"3당 대선후보지지 조건때문에 발표할수 없었다"(기자회견) 등으로 말을
바꾼 것은 중대한 거짓말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날의 쟁점사항들은 김인호 전수석, 윤증현 전금정실장 등 관련인물들의
증언이 진행된 뒤에나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