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IBCA에 이어 S&P가 한국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끌어올리자 증권가 사람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런 호재가 전환점이 돼 다시 주가상승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반짝 효과에 그칠지 촉각이 곤두서 있다.

국내외 증권전문가들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란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큰폭의 주가상승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동반되지 않는 한 좀 더 기간조정을 거치거나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고 있다.

<> 외국인 =지난 19일 피치IBCA가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외국인들은 다음날
1천8백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후 브라질위기등으로 해외 악재가 돌출,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지만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왔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블루칩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S&P 발표로 단기적으로는 5천억원정도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쌍용템플턴투신의 제임스 루니 사장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루니 사장은 "브라질등 다른 신흥시장과의 차별성이 부각되고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안정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아직 경제개혁이 마무리
된게 아니라 시작에 불과해 외국인들이 대거 몰려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식보다 채권투자쪽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국내 기관투자가 =뮤추얼펀드나 투신권의 향배가 주목된다.

그동안 주가가 폭락하면서 편입된 현물을 팔거나 현물 손실을 헤지하기
위해 선물을 매도했다.

이들의 선물매도는 다시 선물가격을 하락시켜 프로그램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 현상이 나타났다.

대형투신사 관계자들은 "장세가 안정을 보일수록 투신권등 국내 기관투자가
들도 외국인을 좇아 매수세에 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편입비율이 80%가 넘어서는 주식형수익증권의 경우 선물매도
등으로 계속 헤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을 80%수준으로 채우지 못한 나머지 주식형수익증권은 그만큼 주식을
편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주가전망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발매한 미래에셋의 박현주 사장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라 간 것은 사실이지만 겨우 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

게다가 유상증자 물량등 수급이 불안하고 고객예탁금 중에서도 실제 주식
투자에 나서기보다 잠자는 돈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의 이남우 조사담당이사는 "S&P의 신용등급상향조정은 구조조정을
잘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지 매듭을 지은데 대한 평가가 아니다"며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나 수익성 개선등은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고 말했다.

대한투신의 장만호 부장은 이런 점을 감안, 수직상승보다 좀더 바닥다지기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자딘플레밍증권의 스티브 마빈 조사담당이사는 "중국 위안화평가
절하나 브라질 경제위기등이 다시 불거지지 않을 경우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2~3개월내 700선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