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국경없는 우주공간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선진국간의 다툼이 치열하다.

20세기가 "지구촌 시대"였다면 다음 세기는 "우주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은 우주시대를 열어갈 핵심기술의 산물이다.

지구 어디서나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위성방송이나 휴대데이터통신등은 인공위성을 통해 가능하다.

자동차의 자동항법시스템이나 선박의 항로장치등에 쓰이는 지구적
위치정보시스템(GPS)도 인공위성을 통해 이뤄진다.

지구의 기상관측이나 드넓은 우주공간의 탐험은 말할 것도 없다.

인공위성기술은 초정밀 가공.조립기술을 비롯해 고품질 전자부품기술,
환경기술등이 결합된 미래지향형 첨단기술의 복합체이다.

그런만큼 우주 관련산업은 21세기 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국내 우주기술 수준은 어떤가.

아쉽게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는 2010년까지 우주기술을 세계 10위권으로 올려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고 이에따라 관련 연구기관들도 앞다퉈 핵심기술확보에
나서고 있어 전망이 그리 어둡지는 않다.

특히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국산기술로
승부하려는 연구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성단근박사
(47.전기및 전자공학과 교수).

국내 최초의 과학위성인 우리별위성의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다.

우리별1,2호는 이미 지난 92,93년 발사했고 지금은 우리별 3호 발사를
준비중이다.

오는 4~5월께 우주로 향할 우리별 3호는 "위성의 설계 구조 제작 시험등
모든 과정을 국내 연구원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순수 독자위성"이라는 게
성박사의 설명.

실용위성급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10기가비트의 대용량 반도체 메모리등
자체 개발한 첨단제품을 탑재해 국내 위성기술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성 박사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경우 특히 소형위성 분야에서
독자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그러나 5백kg급 이상의
중.대형위성의 원천설계 기술이나 고해상도 카메라 기술등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성 박사는 따라서 앞으로 4년간은 우리별 4호를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고해상도 카메라 기술, 영상처리 시스템등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항공우주연구소 위성사업부 선임연구원인 이상률 박사(39)는 국내
인공위성분야를 이끌 차세대 선두주자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프랑스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서 10년넘게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다목적 실용위성 1호 개발사업단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발사체 접속업무등을 맡고 있다.

오는 7월께 발사될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1호)은 국내 최초의 실용급
인공위성.미국 TRW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주요 부품의 60%이상을
국산화해 국내 우주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자광학 탑재체를 이용한 한반도 관측,저해상도 해양관측 카메라를
이용한 전세계의 해양관측,우주 물리센서를 사용한 우주과학실험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이 박사는 다목적 실용위성의 초기 개발단계부터 핵심멤버로 참여했다.

우주공학 분야가운데서도 발사체 궤도 해석이나 우주궤도 최적화, 우주
시스템 설계 분석등 첨단쪽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박사는 "우주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개념 설계부터 제작, 조립/시험,
발사,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외국 도움없이 우리 손으로 직접
해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 위성사업단의 김성중 박사(46.위성기술팀장)는 국내 최초의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의 기술분야를 총괄하는 책임자.

지난 92년부터 4년간 미국 록히드마틴사에 파견돼 위성관련 노하우를
습득한 김 박사는 현재 무궁화 3호위성의 성공적 발사를 위한 주파수, 궤도,
위성서비스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무궁화 1,2호위성이 중형위성이었다면 무궁화 3호위성은 발사중량
2천8백kg의 대형위성으로 33개의 중계기를 탑재해 서비스 지역을 동남아
일대까지 확대했다"는 게 그의 설명.

한국통신은 위성방송분야외에도 오는 4월께부터 위성인터넷등의
위성멀티미디어 서비스및 위성 초고속 광대역서비스의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보다 우수한 위성 서비스의 질을 확보하는 게 과제"라며
"이를 위해 위성멀티미디어 응용서비스등의 개발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인공위성의 종류 >>

인공위성은 용도에 따라 통신 방송 기상및 해양관측용으로 이용되는
실용위성과 특수한 과학 관측및 연구용의 과학위성, 첩보등 군사위성으로
나뉜다.

실용위성으로는 이리듐이나 인말샛처럼 대륙간 또는 대륙과 해양간 통신을
중계하는 통신위성이 대표적이다.

육지나 배위에서 휴대폰등의 전파를 육상 기지국이 받아 이를 위성으로
보내고 위성은 다시 이 전파를 다른 기지국으로 전달해 다른 유.무선
단말기와 통신하게 하는 방식이다.

과학위성은 통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구자장, 각종 태양활동과 지구
환경과의 상관관계, 행성간 대기의 물리학적 조사.관측용등으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우리별위성이 과학위성에 속한다.

군사위성은 핵시설이나 미사일 발사기지등 군사시설을 정찰하기 위해
저고도로 목적지 상공을 선회하면서 사진을 촬영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