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혁명은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1946년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이래 컴퓨터 운영체계(OS.Operating
System)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전혀 다른 개념의 컴퓨터 시스템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기존 OS에 도전장을 던지는 차세대 시스템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본 도쿄대 사카무라 겐 교수가 주장하는 트론(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도 그중의 하나이다.

트론이란 미래의 이상적인 컴퓨터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84년 사카무라
교수가 구상한 프로젝트.

모든 일상생활이 마이크로 컴퓨터에 의해 움직이는 고도로 컴퓨터화된
전뇌사회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

사카무라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에 "트론이 몰고올 미래 컴퓨터
시스템의 변화상"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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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다가오면서 지금과는 다른 차세대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컴퓨터의 황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다음 패권을 누가
잡을 것이냐 하는 "포스트 MS"에 대한 관심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 MS의 절대우위에는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MS는 최근 10년동안 왕좌를 지켜왔다.

그러나 왕좌를 노리는 "새로운 것들"의 진군이 이미 시작됐다"고 적고있다.

다른 많은 언론에서도 MS의 지위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주장의 공통점은 새로운 컴퓨터는 적어도 MS 윈도를 중심으로 하는
PC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컴퓨터의 흐름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미래 컴퓨터 시스템의 이미지는 "간단한 응용기능과 웹접속
기능만을 갖는 여러가지 형태의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들면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나 CATV의 셋톱박스, 웹TV와
같은 전용기기이거나 가전제품이다.

이들 기기는 "얼마나 싸고 안전하며 동시성(리얼타임)을 갖고 있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이들 기기는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갖출 필요가 없다.

모든 PC가 독립된 운영체계를 갖고있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지금은 모든 PC가 각각의 운영체계에 따라 독립적으로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운영체계에서는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공개된 네트워크를 통해 다운받아 쓰면 되는 것이다.

자연히 지금과 같이 크고 무겁거나 비싸거나 하는 PC의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트론 프로젝트는 이같은 방향의 컴퓨터 응용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출발했다.

쉽게말해 일상생활 모든 곳에서 컴퓨터가 자유롭게 사용되는 대규모
협조분산형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컴퓨터는 앞으로의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응용되고 우리의
생활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것에 들어간다.

시스템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것이 트론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트론 프로젝트를 응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전뇌주택이다.

대량의 마이크로컴퓨터가 사용되는 장래의 생활공간을 실험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트론 프로젝트팀은 1백평(3백30평방m)규모의 주택에 1천여개의
컴퓨터와 센서등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들 시스템은 10Mbps급의 네트워크에 연결돼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쾌적한 환경제공을 위해 각 컴퓨터가 협조분산 처리한다.

집안의 공조 조명 보안 음향은 물론 부엌 목욕탕의 위생관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이같은 시스템은 인텔리전트 빌딩에도 이용될 수 있다.

자동차와 도로에 컴퓨터와 센서를 설치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ITS(지능형
교통시스템)에도 쓸수 있다.

이같은 도시 전체의 컴퓨터화를 전뇌사회라 부른다.

트론 프로젝트는 바로 이같은 "모든 곳에 적용되는 컴퓨터 "환경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전뇌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가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수십억개의 노드를 접속할 수 있을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접속해 많은 사람이 동시에 네트워크로
연결(interface)될수 있는 완전히 공개된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드웨어에 요구되는 과제로는 센서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외부
포트등의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칩세트로 만드는 것이다.

이 칩세트가 대량생산되면 자체 컴퓨터개발 능력이 없는 가구메이커나
건자재메이커등에서도 쉽게 모든 제품을 인텔리전트화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트론외에도 리눅스(Linux)나 FreeBSD가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컴퓨터가 사회의 기반을 지탱하게 된 오늘날, 그 기초를 한 기업이 독점한
OS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따라서 트론처럼 누구나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개된 시스템이 세계적
추세로 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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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무라 교수 약력

-1951년 출생
-게이오대 공학박사
-현 도교대 이학부 정보과학과 교수
-저서로는 "컴퓨터 아키텍쳐" "전뇌도시" "TRON으로부터의 발상"
"전뇌미래론" "TRON으로 변하는 컴퓨터" "TRON개론" 등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