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태가 아닌 구주주 우선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서 주가가 액면가
(5천원)를 밑도는 상황이라면 실권주가 대거 발생하게 된다.

나라종합금융은 이처럼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그런데 공시 직후 주가가 바로 상한가로 치솟았다.

폭락장세 속에서의 상한가였다.

이를 계기로 나라종금에 촛점을 맞추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증권가의 관심을 반영하듯 나라종금이 증권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준비중
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루머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나라종금은 오는 3월18,19일을 청약일로 1천2백57억5천만원규모의 유상
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납입자본금이 3천3백53억3천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나라종금 관계자는 "실권주가 생길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말했다.

실권이 많더라도 나라종금의 지분구조상 실권주 처리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나라종금의 소액주주 지분은 15~2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80~85%는 법인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법인주주들의 이해관계만 조정되면 1천2백57억원규모의 증자물량이 무난하게
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라종금은 작년에도 2차례의 유상증자를 법인주주들의 참여로
성사시켰다.

종금 관계자는 "BIS비율 8%이상이란 조건을 이미 맞추었기 때문에 이번
증자는 회사의 장기발전전략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전환 루머에 대해선 "발전전략은 수없이 많을 수 있고 금융산업의
환경변화에 따라 전략도 시시각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현시점에서
증권사 전환을 언급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종금사들은 오히려 워크아웃기업등에 대한 대출과 연계된 대손충당금을
몇년에 걸쳐 분할해 손익계산에 넣는 이연처리 허용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연처리만 가능하면 나라종금도 올3월결산에서 확실하게 흑자전환을
이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