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언제쯤 회복될까.

올들어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백화점 세일에 손님이 몰리면서 소비회복
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소비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각종 소비진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소비가 플러스성장을 돌아서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은행 박재준 부총재보는 "경기는 올 1.4분기부터 플러스성장을 보이는
반면 가계소비는 하반기나 되서야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가 플러스로 돌아서더라도 소비는 다소 시차를 두고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에서 공통된 현상이라는게 한은의 설명.

외환위기를 겪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멕시코 등을 보면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소비가 성장세를 보이는데 3~9개월정도 걸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또한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경제성장률 만큼 큰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가 그랬다.

스웨덴의 경우 경기가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15개월간 경제성장률은
2.8%를 보인 반면 소비는 1.4% 늘었다.

핀란드 역시 경제는 3.1% 성장했지만 소비는 0.7% 증가에 그쳤다.

경기가 플러스로 돌아선 뒤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1~2년이상 걸렸다.

한은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소득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된 시점에서야
소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비를 늘리려면 취업이 늘고 소득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인식을 일반인들이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을 빨리 마무리해 생활의 안정을 가져다 줘야만 소비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나리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을 소득별로 보면 <>1백만원미만은 12%
(지난해 3.4분기 11%) <>1백만원이상~2백만원미만은 21%(17%) <>2백만원
이상~3백만원미만은 23%(18%) <>3백만원 이상은 26%(13%)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일수록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전분기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은 별로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98년 1~3분기중 가계소비지출 감소폭 12.0%는 사상 최대규모다.

이는 같은 기간의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9%보다 훨씬 큰 폭의 감소세다.

가계소비지출이 감소하기는 지난 80년(마이너스 0.5%)이후 처음이다.

가계소비감소는 경제성장율을 6.5%포인트 끌어내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설비투자의 감소와 함께 소비가 줄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켰다는 의미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