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소비자 단체들에 무릎을 꿇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미국 인텔사는 오는 3월 시판 예정인 "펜티엄III
칩"에서 고유번호(시리얼번호)를 노출시키는 신기술을 제외시키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신기술이 PC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많다는 소비자
단체들의 반발에 따른 것이다.

문제의 고유번호 노출기술은 PC사용자들이 인터넷 사용때 "펜티엄III 칩"에
기본설정치(디폴트값)로 매겨져있는 고유번호가 자동으로 외부로 전송되게
한 기술.

인텔은 이 기술이 각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전자상거래의 안전성을
높이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해적행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원을 밝히지 않는 사용자의 채팅그룹 참여를 방지함으로써 익명을
악용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컴퓨터및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은 수년간 이 기술의 적용을
인텔측에 요청해왔었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인텔이 기술적용을 포기하지 않으면 "인텔칩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뉴저지주 "정크버스터스"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전자프라이버시
정보센터"등 대형 소비자 단체들은 이 기술이 적용되면 PC사용자의
움직임이 인터넷상에서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가 누출돼 범죄에 악용될 위험성이 크다며 이 기술을 제외시킬
것을 주장해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