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핀 하나에 스트레스를 날린다"

볼링의 묘미는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10개의 핀이 쓰러지는데 있다.

볼링은 특히 최고의 정신집중으로 볼 무게와 주위 시선을 압도하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하는 스포츠다.

누군가 "사막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어서 아름답다"고 했다.

한진해운 볼링동아리 "바이킹" 회원들에게 볼링은 일종의 오아시스다.

자칫 삭막해지며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직장생활을 취미활동으로 타개해
나가기 때문이다.

모임이름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아해를 누비며 용맹과 위세를 떨치던
옛 바이킹 이름을 딴 것이다.

세계적인 선박회사답게 어떠한 난관이 닥쳐도 이를 극복하고 쾌속항진을
하자는 뜻에서 지었다.

바이킹은 지난 88년 사내 취미반으로 출범했다.

현재 정회원은 40여명-.

준회원까지 합하면 80여명에 이른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다.

격주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는다.

정기모임때면 중국집에서 자장면 곱배기로 저녁을 해결한 뒤 볼링공을 메고
경기장이 있는 "마포 스포츠시티" 볼링장으로 향한다.

경기는 남녀 1조의 "스카치게임"과 개인실력을 다투는 "개인랭킹전"을
돌아가며 치른다.

보통 스카치게임을 할 때면 평소보다 두배의 인원이 몰려온다.

그럴때면 으레 여직원의 수가 모자라 남-남 커플이 1조가 되는 모습도
연출된다.

그래도 경기는 직원들의 신나고 흥겨운 화합의 장이다.

3개월에 한번꼴로 다른 회사와 교류전도 벌인다.

교류전은 그룹계열사와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며 또 세계를 누비는 다른
국적선사와 협력의 장이 되기도 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만남과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모임의 요소다.

올 정기모임부터는 "스트라이크 포인트제도"를 도입했다.

회원이 스트라이크를 칠 때마다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제도다.

적립한 돈은 연말에 고아원을 방문하거나 소년소녀 가장돕기에 쓸 계획이다.

레인위의 열정을 경기장밖에서 사랑으로 승화시키려는 것이다.

포인트제도의 도입이 더불어 사는 사회, 따뜻한 정의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허만영 < 한진해운 영업지원팀 차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