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대우전자 삼성자동차등 빅딜 대상업체들의 파업 등으로 반도체의
경우 해외협력업체와의 제휴관계가 단절되고 주요바이어들이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는등 빅딜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히타치사가 LG와의 기술제휴 관계를 중단키로
했다고 지난 27일 보도했다. 제휴관계를 지속시킬 경우 빅딜로 인해 경쟁
업체에 기술을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대해 LG측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현실로 나타날 경우 LG반도체는
물론 국가경제에 큰 손실이 파생되지않을까 염려된다.

히타치는 그동안 LG가 생산하는 D램반도체 물량의 15%,연간 3억달러어치
이상을 구매했던 대형거래선이다. 기술제휴뿐아니라 D램 구매중단도 검토중
이라는 소식까지 들려 수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휴렛팩커드 IBM 컴팩 필립스등 다른 주요 해외바이어들이 반도체
등의 공급차질을 우려해 수입선을 일본과 대만등으로 바꾸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들려 더욱 걱정스럽다. 그렇게될 경우 전자및 반도체의
수출시장 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이다.

지금의 우리경제 현실에 비춰보면 수출시장확보는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우리경제는 이제 겨우 위기국면을 벗어나 회복의 실마리가 풀려가는 연약한
국면에 놓여있다.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을수밖에 없다. 이런
때에 우리의 중요한 전략수출상품가운데 하나인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주요
바이어들이 이탈한다면 경제회생에 치명상이 될수 있는 중대현안이다.

이같은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려면 빅딜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기업활동
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빨리 매듭짖는다고 해서 졸속처리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겠만 기왕에 큰 원칙이 기업간 합의에 의해 발표된 이상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사태를 수습, 우선 공장을 정상가동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를 성사시키는데 필요한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곰곰히 생각봐야 할 것은 빅딜반대를 포함해서 1백%
고용승계등을 내세워 사실상의 파업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점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결과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다.
이미 나타나고 있듯이 해외바이어들이 이탈하고, 생산차질이 생겨 회사의
매출이 줄어든다면 회사뿐 아니라 근로자 자신들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신인도를 추락시킬 위험은 오히려 그 다음으로 걱정
해야 할 문제다.

물론 사안에 따라 빅딜의 당위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미 발표된 합의내용을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구체화시킬수 있도록 근로자를 위시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대승적인 차원에
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