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여배우 김혜영(25)씨가 치약광고 모델로 텔레비젼에 등장한다.

김씨는 금주부터 방영되는 LG생활건강의 "죽염우루덱스" 치약 광고에 나
와 빼어난 미모와 능숙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LG애드가 만든 이 광고는 모델이 시청자에게 제품 특성을 차분하게 얘기
하는 일종의 "증언식 광고"다.

김씨는 광고속에서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데도 그냥 참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웃는다.

이어 "죽염우루덱스" 치약을 들어 보이면서 "잇몸에 봉사하는 치약입니다"
라고 말한다.

이 광고는 지난달 21일 찍었다.

김씨는 카메라를 들이대자 처음엔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귀순한 김씨로선 광고 촬영이 처음이었기 때문.

게다가 기자들이 몰려들어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곧 배우시절로 돌아간듯 능숙한 연기력을 과시, "역시 일류 여배우"
란 칭찬을 들었다.

김씨는 촬영이 끝난뒤 "시청자들이 광고를 본 후 예쁜 북한 여배우 나왔다고
생각하기보다 저 치약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광고의 핵심 귀절은 촬영현장에서 바뀌었다.

LG애드가 준비한 귀절은 "잇몸에 공헌하는 치약"이었다.

그런데 감독이 너무 어렵다고 지적하자 제작진은 고민에 빠졌다.

이때 김혜영씨가 "이런 경우 북한에서는 "봉사하는"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말해 즉석에서 채택됐다는 후문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