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의 연주회장을 "신성한 사원"이란 느낌이 들도록 만들겁니다.
일상의 문제를 깨끗이 털어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을 끌어낼수 있는
그런 색채의 음악을 들려드리겠습니다"

KBS교향악단의 6대 상임지휘자로 취임해 4일, 5일 첫 정기연주회를 갖는
드미트리 키타옌코(59).

KBS교향악단의 미래에 대한 그의 꿈은 크다.

KBS교향악단을 국내 교향악단의 표상으로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 교향악단
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KBS교향악단만의 소리를 빚어내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좋은 연주는 음색과 음향의 질에서 판가름 납니다. 그 속엔 혼이 담겨
있어야 하지요. 소리에 자연의 색깔을 입히고 그것이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시적 정서가 가득한 음악을 창조할 겁니다"

그가 염두에 둔 음악은 한편의 "훌륭한 회화작품"같은 것이다.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처럼 타성에 젖은 소리와 연주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KBS교향악단 단원의 자질로 볼 때 빠른 시일내에 이를 이뤄낼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객원지휘자로 KBS교향악단을 처음 지휘했을 때 저와 단원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했어요. "창작의 불꽃"도 느꼈지요"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연주곡을 늘리는 것.

올 한해 동안 단원들과 청중들이 좋아하는 곡을 탐색한 뒤 해외에서의
연주도 감안, 연주곡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국 작곡가가 쓴 곡도 연주곡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는 또 지휘자를 육성하는 일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한국은 유명한 솔리스트를 많이 배출했습니다. 이제는 지휘자 양성에도
눈을 돌려야할 때입니다. 개인적인 레슨이나 마스터클래스 등 지휘자를
키울수 있는 방안을 구상중입니다"

그는 모스크바음악원과 빈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69년 카라얀 국제지휘자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키릴 콘드라신의 뒤를 이어 76년~96년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예술감독겸
상임지휘자로 활약했다.

현재 모스크바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객원지휘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매년 10주간 한국에 체류하며 KBS교향악단을 총 20회 지휘할
예정이다.

4일(예술의전당), 5일(KBS홀) 예정된 취임 첫연주회에선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작품35",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2번 사단조작품16", 라벨
"라 발스"를 들려준다.

프로코피에프는 백건우가 협연한다.

11일(KBS홀)엔 레이첼 리(바이올린)의 협연으로 특별연주회를 갖는다.

(02)781-2244.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