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선물시장이 본격 출범하면 우리도 파생상품까지 갖춘 종합금융시장을
갖게 됩니다. 선물시장이 국제수준으로 발돋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선물거래소의 이종남 초대 이사장은 선물시장이 빠른 시일내에 활성화
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직원을 새로 뽑고 제도를 마련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그러나 시험선물시장만이라도 2월중 개설하겠다는 각오다.

증권감독원 부원장으로 시장을 규제하고 감독하던 그가 이제는 시장의
거래활성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이사장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선진 금융기법을 얻게 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설립준비에 분주한 이 이사장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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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 개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선물거래소는 그동안 일부 금융기관끼리 개별적으로 하던 선물계약
이나 일부 상품만 거래되던 것을 한군데 끌어모은 공식 거래소다.

그동안 업계와 관계기관 관계자를 만나면서 선물시장 출범에 대해 금융계는
물론이고 기업과 일반투자자 등 각계에서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선물시장을 4월에 개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선물시장이 가져다줄 효과는.

"무엇보다 환율 금리 주가 원자재가격 등의 가격변동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게 선물시장의 장점이다.

국제경제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다.

지난 97년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은데는 이같은 회피수단을 갖지 못한 때문
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선물가격은 현물이 장차 어떤 가격에 거래될지에 대해서도 전망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 현물거래도 늘어나 그만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이밖에 환위험 관리수단을 제공하게 되면 외국인들도 환율변동에 대한
우려를 떨치고 국내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선물시장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일부에서는 거래가 부진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데.

"4월에 달러선물 달러옵션 금선물 CD금리선물 등 4개 상품을 상장시켜
거래할 예정이다.

빠른 시일내에 국고채 선물도 상장토록할 예정이다.

매매제도및 관련규정을 개정한데 이어 전산시스템 준비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선물시장 개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선물시장의 활성화여부는 현재로선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물시장의 규모를 보거나 IMF체제 위기이후 위험관리제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선물시장도 빠른 시일내에 활성화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선물중개회사가 11개사에 불과해 거래에 제약이 많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
되는데.

"정부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국내 선물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앴다.

선물회사의 최저자본금을 1백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춘 만큼 선물회사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들도 내국인과 차별없이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어 많이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일반인들도 참여할수 있나.

"기본적으로 선물시장은 기관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물론 중소기업과 일반인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제도
정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시급한 것은 선물시장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활동을 강화해
중소기업과 일반인들도 선물거래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해야할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선뜻 참여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해를 높여야 한다"

-선물투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근 경제및 금융환경은 세계화 탈규제화되는 추세로 가격변동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가격급변동에 대한 관리는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선물시장은 이런 위험관리를 위한 시장이다.

더욱이 현재의 IMF 위기상황에 비추어 선물시장은 우리 경제 선진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물시장은 선진국은 물론 주요 개발도상국이나 심지어 사회주의 국가에도
개설되어 있다.

그만큼 우리는 출발이 늦은 편이다.

물론 일부 투기적인 요소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파산같은 극단적인 경우는 위험하게 투자하기 때문이다.

사실 투기적인 부분은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환율및 금리와 주가를 연계한 파생상품을 만들려면 주가지수 선물및
옵션시장도 선물거래소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현행 선물거래법상으로는 주가지수선물을 포함해 모든 파생상품을
선물거래소가 취급하게 돼있다.

현재 주가선물시장은 선물거래소가 없는 상태에서 한시적으로 증권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도록 해 지금까지 지속돼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부 증권거래소 증권업계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주가지수 파생상품의 이관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게 사실
이다.

이 문제는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증권회사들이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해결토록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있어 어려움은 없는지.

"다른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부산으로 결정한데는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가중치를 두고 감안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첨단 통신기술의 발달로 원거리간 소통에 문제가 없다.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있으면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서울에 있는
증권거래소와 선의의 경쟁을 하게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에 대한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분산시켜 국토의 균형발전도 도모할
수 있지 않은가"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