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무 < 법부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ymshin98@chollian.dacom.co.kr >

내가 일하는 법무법인에는 젊은 변호사들이 많다.

그 덕에 사무실은 항상 활력이 넘친다.

그들에게서 젊은이의 미숙함도 가끔 발견하지만 그들의 지칠줄 모르는
도전의식과 패기 열정에 늘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도 자연스레 내 나이와 "젊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세월이 가져다 준 연륜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거꾸로 그 세월의 무게가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내 마음과 사고방식을 정체되도록 만들어선 안되겠기
때문이다.

"그 사람, 나이에 비해 젊다"고 말할 때는 외양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생각이나 태도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기득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꿈과 열정을 잃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색을 하는 사람,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늘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는 사람, 젊은이들의 힘에는 미치지
못해도 그들의 열정에는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
없이 젊게 사는 사람들이다.

물론 "나이 든 사람의 젊은 삶"은 "젊은이의 삶"보다는 어렵다.

젊게 산다는 것이 자칫 도를 지나칠 때면 나이 값을 못하는 것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은 젊게 사는 것과 동시에 연륜에 맞는 절제의 미덕도
함께 가져야만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제를 자기 것으로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싫지 않아 하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게 하는 것 아닐까.

누가 나이를 물어도 만 나이로 대답하게 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 어쩔수 없는
일일터이다.

다만 젊은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며 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자 노력할
따름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