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의 모델은 미국 중앙은행"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총재는 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를 ECB의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시카고외교협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ECB는 젊고 어린
은행"이라며 "FRB식으로 ECB를 이끌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뒤젠베르크 총재는 그러나 FRB의 어떤 점을 본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뒤젠베르크 총재의 이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가 ECB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는 FRB처럼 ECB도 그렇게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FRB식 운영"이란 우회적인 말로 표현했다는 것.

특히 독일 분데스방크 대신에 FRB를 "ECB의 모델"로 언급한 것은 독일
정부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라퐁텐 독일 재무장관등 독일정치권은 ECB의 금리정책에 대해
다양한 주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등 간섭적 태도를 취해왔다.

따라서 뒤젠베르크총재의 이날 발언은 "ECB의 금리 정책에 대해
유럽각국 정부가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선언으로도 받아들여 지고있다.

사실 ECB를 어떤 성격의 중앙은행으로 운영할 것이냐는 문제는 ECB출범
당시부터 계속 제기되어온 뜨거운 주제였다.

프랑스등 일부 가맹국들은 유럽의회등이 ECB의 활동에 어느 정도까지는
제동을 걸수 있어야 한다면서 "상대적 독립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