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산업은행이 발행한 산금채 등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값이
떨어지던 때였다.

환율이 오르던 당시 제2환율위기까지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동양종합금융의 국제금융부 직원들은 이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남들이 팔단 한국채권을 싼 값에 사들인 것이다.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채권사는데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느라
달러값을 더 부추긴다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지만 국제금융부 직원들은
서너달 후면 채권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다소 부담스런 이같은 전략은 연말께 접어들면서 멎지게 들어맞았다.

채권 가격이 오른 것이다.

투자대상채권은 주로 한국물 1년짜리였다.

국제금융부가 살때 금리는 연 14%였지만 팔때 금리는 연 8.5-9%.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값이 오른 것을 의미한다.

이 거래로 6개월동안에 번 돈이 대략 1백억원.

국제금융부 맏형격인 이왕규 차장은 "지난해 9월께 원화로 달러를 바꿔
한국채권을 매입할 때는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며 욕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유수한 외국은행을 상대로 수익을 거둔
것이니 만큼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해외채권에 대한 단순 투자나 달러를 빌려와 국내에서 다시
대출하는 방식의 기존 영업패턴에서 벗어나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국제금융부는 98회계년도(98년4월~99년3월)에
3백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직원들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작년 회계년도 이 회사 영업이익은 1천1백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원래 돈벌이가 되는 기업금융부를 제외하고 한 부서에서 3백억원을 번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구성원이래봐야 모두 7명.

남들처럼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직원은 없지만 열정만은 모두 대단하다.

동양종금은 다른 종금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회사다.

그만큼 선발 종금사에 비해 경력이 달릴수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씻기 위해 1분 1초를 아껴 국제금융동향을 체크했다.

국제부는 지난해 10월이후 국내 종금사및 리스사들이 갖고 있던 동남아지역
부실 채권을 외국금융기관이 보유한 국내채권과 교환하도록 하면서도
60억원을 남겼다.

일종의 소개비로 챙긴 돈이다.

이와함께 역외선물환시장에 대한 간접투자를 통해서도 50억원을 벌었다.

박중진 동양종금 사장은 "국제금융부가 틈새시장을 개척해 기대밖의 수익을
냈다"며 "3월 결산이 끝나면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금액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