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빠르면 오는 15일 삼성자동차의 경영권을 넘겨받는다.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과 김태구 대우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오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삼성자동차를 "선 인수, 후정산" 원칙으로 대우에 넘긴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협상 절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날 삼성자동차 경영자료를 모두 넘겨줬으며 대우는 이
자료를 일주일간 검토한뒤 오는 15일 두 회사 구조조정본부장이 삼성자동차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키로 했다.

15일 합의에는 SM5 생산기간과 물량, 손실 분담, 종업원 승계 문제, 협력업
체관련대책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우 관계자는 "15일 양사가 합의에 이르면 삼성자동차 경영권
을 곧 넘겨받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일정대로라면 설연휴 직후 삼성자동차
공장이 정상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사의 일정 합의에 따라 평가기관으로 선정된 딜로이트투시토마츠(DTT)도
이날부터 삼성자동차에 대한 본격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전경련 국제경영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99년 최고경영자 신년세미나"에 연사로
참석, 전문기관의 평가 결과 대우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뒤에도 계속 손실
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면 이 손실은 삼성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고 강조
했다.

강 수석은 먼저 양사가 기본합의서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해 공장을 가동
하고 정확한 인수대금은 추후 정산토록 하는 "선인수 후정산" 방안이 바람직
하다고 밝혔다.

그는 "양사가 조금 더 이익을 보기위해 빅딜 협상을 지연시켜 근로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빅딜은 약속이행 원칙에 따라 반드시 조기 매듭돼야
한다"며 "인수가격 정산방식은 삼성자동차의 장래 수익을 현가화한 현금흐
름 방식(DCF:discounted cash flow) 을 채택키로 이미 양사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자동차의 미래가치가 손실로 판정되면 삼성이 대우에 손실부담액
을 줘야 하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사 결과가 그렇게 나온다면 당연하다
"고 답했다.

강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산업자원부 등에서 제시했던 손실 발생시
양사 및 금융권 등 3자분담 원칙과 배치되는 것이서 주목된다.

삼성자동차 빅딜 협상은 대우측이 삼성자동차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7~10일
내에 인수조건 등을 제시키로 함에 따라 지난 1일 삼성이 대우에 삼성자동차
관련 자료를 넘겨준 상태다.

강 수석은 빅딜이 신속히 매듭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인수가격이라고 전제, "
과거에 얼마를 투자했고 현재 부채가 얼마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
다.

정확한 평가는 제3의 전문평가기관에 의뢰하면 당사자간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문평가기관이 가격을 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대우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고 정확한 계약시점에 그동안 들어간 자금과 손실부담
액을 정산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양사가 우선 기본합의서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어 공장부터 돌
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기자 jhkim@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