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강도높은 "관리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딱딱하게 굳기쉬운 회사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고 성과에 따른 보상차별을
극대화함으로써 "창조적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그동안 "일사분란"했던 기업 컬러가 완전히 바뀜을 의미한다.

삼성의 관리혁명은 조직구성과 운영에서부터 인사관리, 보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조직면을 살펴보자.삼성물산은 무려 11단계였던 직급체계를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의 6단계로 축소시켰다.

또 조직체계를 사업부 형식의 53개 유니트(Unit)제로 개편했다.

이에따라 과거 기안자-과장-부장-이사-사장으로 이어지던 결제단계가
기안자-사업유니트장이나 기안자-유니트장-사장등 2~3단계로 줄어들었다.

의사결정이 빨라져 시장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수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삼성에버랜드등 타 계열사도 직급체계를 단순화시켰다.

삼성석유화학은 아예 대리 과장 부장등의 호칭을 없애고 "담당"으로
바꿨다.

인사관리와 보상 부문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거세다.

승진파괴, 급여파괴가 주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승진시 직급 체류체류 의무연한을 없애는 대신 고과점수제를
도입, 일정점수 이상이면 승격대상자가 될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실적이 좋을 경우 2단계를 한번에 승진시키는 대발탁인사도
시행되고 있다.

연봉제의 확산도 빼놓을수 없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과장급에서 대졸사원으로 연봉제 대상을 최근
넓혔으며 삼성물산은 대리급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삼성생명은 차장에서 과장급까지 확대했으며 삼성중공업과 삼성항공은
상반기중 과장급까지 넓힐 방침이다.

서비스업체로 업적평가가 쉽지 않은 삼성에버랜드도 최근 전사원으로
연봉제를 확대했다.

제일기획이나 삼성경제연구소,삼성SDS등은 현재 상하 폭을 정해둔
연봉제에서 탈피해 아예 미국처럼 개인별 실적에 근거한 완전 연봉제도
고려중이다.

연봉은 개인 실적뿐 아니라 개인이 속한 부서의 실적과 연동돼 정해진다.

개인성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부서 실적이 나쁘면 연봉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이에따라 과거처럼 일정직급에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웬만하면 자동
승진되는 것은 이제 바랄수 없게됐다.

부하직원중에서도 먼저 승진하고 월급도 많은 경우가 생기게 됐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차별화함으로써 직원들의 능력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자는 의도다.

지난달 지급한 성과급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통상임금의 4백%이상을
받은 반면 삼성중공업의 경우 50%를 받는 등 격차가 컸던 것도 이런 맥락
이다.

이밖에 그룹차원의 공개채용을 없애고 입사기수제를 없앤 것도 연공서열식
조직이 창조적 분위기 조성의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룹구조조정본부의 관계자는 "관리 혁명의 목표는 업적에 연동한
보상체계와 유연한 조직체계를 만들어 무임승차하는 임직원을 없애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