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를 들이는 것을 법률적으로는 입양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우리 어린이들이 외국으로 많이 입양되어 가서 한때는 우리나라를
가리켜서 고아수출국이라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안에서 입양을 하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입양을 하면 입양된 사람을 호적에 올리게 되서 사실상의 친자와 동일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그래서 상속에서도 친생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됩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씨는 결혼 후 10여년간 자식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지난 76년에 고아원에 부탁을 해서 남자 아이를 입양시켰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입양했기 때문에 자기 친자식과 다름없이 잘 키워왔고,
아이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왔는데, 그만 5년전에 입 가벼운 친척의 실수로
인해서 아이가 친자식이 아니고 입양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아이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그때부터 삐뚤어지더니 술에 취한 채 집에 와서 이씨와 이씨의 부인
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심지어는 이를 나무라는 이씨에게 "네가 뭔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냐"고
하면서 이씨의 멱살까지 잡은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씨는 처음 몇 년간은 시간이 지나면 좀 달라지겠지 하고 참아왔지만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이제는 더 이상 양아들을 보고 싶지도 않을
정돕니다.

더욱이 이씨 부인은 양아들이 어쩌다가 집에 들어오면 혹 행패라도 부리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을 하다가 심장병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이씨는 더 이상 양아들을 호적에 올려둔다는 것이 무의미해서 호적정리를
하고 싶은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입양을 해서 양자를 들였다가 이를 번복하는 행위를 법적으로는 파양이라고
합니다.

파양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양자와 양부모가 합의해서 파양을 할 수 있습
니다.

만일 합의에 의해서 파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판을 해서 파양을 해야
합니다.

파양을 하기 위한 재판을 하려면 법률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재산을 날리는 경우, 또는 직계존속에 대해서
부당한 대우를 하거나 양자가 3년 이상 행방불명된 경우에 한해서 재판을
거쳐서 파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씨로서는 일단 양자와 협의해서 파양을 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협의에 의한 파양은 어려울 것 같으니까 재판으로 파양신청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재판으로 파양을 신청하려면 시기 제한이 있으니까 법률전문가와 먼저
상의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