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백여 학술.전문출판사들은 5일 성명을 발표하고 "무차별적인 도서
불법복사.복제가 근절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 출판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출판인들은 이날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학습자료협회
한국학술도서출판협의회 공동명의로 "학술.전문도서출판 중단위기선언" 성명
을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77.5%의 대학생이 복사본을 교재로 사용하고 있고
수강생 2백명 규모의 학과에서 교재를 단 1권 밖에 구입하지 않는 등 출판사
의 존립을 위협하는 현재 풍토에서는 학술.전문도서 저술이나 출간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8개 주요 출판사가 지난해 출간한 책 1백10종 1만4천5백부 가운데
실제 판매 부수는 3천4백여부에 그쳤다"며 "반품률이 70%를 웃돌아 연간
1천2백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들은 학술.전문 도서의 연간 판매부수가 5백부 정도인데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법 복사.복제가 판을 치는 바람에 최소한의 출간 경비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서울시내 17개 대학 구내에 설치된 복사기가 2백97대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불법복사.복제는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낸 창작물과 창의력을
짓밟고 땀흘려 일한 사람의 재산을 빼앗는 범죄행위"라며 타인의 창작물에
정당한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최소한의 윤리의식을 갖춰줄 것을 국민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이날 출판인들은 "복제.복사행위가 학술.전문도서의 대표적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대학 내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에서는
단속요원의 접근마저 막아 이를 부추기고 있다"며 대학 측에 복사점 철폐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불법복사.복제를 예방을 위해 "저작권법에 판면권과 출판권
보호조항" 도입과 "사적복제 보상금제도" 실시, 단속.처벌 강화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