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는 99년을 "제2의 탄생"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안에 LG반도체의 인수합병을 마무리짓고 통신장비 LCD등의 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함으로써 반도체전문생산회사로 거듭 태어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현대전자는 LG반도체와의 통합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D램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마이너 회사에서 메이저 회사로 자리잡아 세계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두 회사의 현재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세계 1위의 반도체회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 규모의 경제에 도달해 차세대제품에 대한 투자능력을 확보하고 현대전자
의 싱크로너스기술과 LG반도체의 램버스기술의 결합으로 기술력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256M, 램버스등 차세대제품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미국 심비오스사 매각, 글로벌스타지분매각, 멀티미디어
부문과 조립부문의 분사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인원도 97년말 2만1천여명에서 98년말 1만4천여명으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LG반도체와의 합병이전에 LCD와 통신장비의 시스템부문,
전장부문등을 분사, 또는 매각할 계획이며 반도체사업 이외 부문은 연말까지
모두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최근 현대자동차 현대차써비스 현대정공등 현대계열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을 대량 매각해 증시의 관심을 모았다.

반도체 빅딜이 거론되던 지난해 8월 계열사 지분율이 84%에 달했으나 현재는
70%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통합에 투입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과 그룹의 소유주체 분리계획에 따라 정몽구회장과 정몽헌회장의 지분
정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회사측에서는 지분정리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증권애널리스트들은 LG반도체와의 통합으로 현대전자의 경영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적어도 1년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복기능을 조정하고 연구개발및 생산부문의 협력이 완료되기까지 이정도의
시간은 걸린다는 것이다.

종업원간의 화합문제도 남아있다.

재무구조 개선은 현재 추진중인 외자유치와 증자가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영업실적 =98년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6~28% 가량 증가한 4조4천억~4조
5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으로 반도체수출이 증가하고
통신및 모니터부문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원가율이 급등했고 금융비용부담및 외환손실
등이 가세해 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애널리스트들은 당초 3천억~4천억원의 경상손실과 순손실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이후 D램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일부설비의
추가적인 내용연수 조정을 통한 감가상각비축소등으로 손실폭이 1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에는 D램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하락등으로 제조원가가
하락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 분리및 합병절차와 비율 시기등이 변수다.

<>재무구조 =회사측에서는 지난해 6월말 9백34%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대규모증자와 자산재평가를 통해 3백%수준으로 축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G반도체도 지난해말 부채비율을 2백% 이하로 맞췄기 때문에 합병후 부채
비율은 2백60~2백7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업부문 매각과 추가증자등을 통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이하로 끌어
내릴 수 있다고 회사측은 자신하고 있다.

증권애널리스트들은 제조원가축소를 위해 총 9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축소가
시급하기 때문에 연내에 2~3회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전망 =현재로서는 구조조정및 합병내용등 외부변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적정주가를 산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증권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장기적으로는 합병및 재무구조개선등이 순조롭게 이뤄져 제조원가가 줄어
들면 삼성전자 주가의 60~70% 정도가 적정주가라는 의견도 있다(구희진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단기적으로는 현대 계열사의 대량매각이 일단락됐고 이를 통한 유동성이
높아져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송태형 기자 touhg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