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경기과열 현상을 보임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제금융
동향이 주목되고 있다.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칫 미국주가의
급락이나 신흥국들의 경제난 심화를 불러올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정부와 기업들은 구조적인 국제경제 불안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경제가 과열조짐을 보여 이에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말 실업률이 28년만에 기록적으로 낮은 4.3%로 떨어졌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향방을 가늠하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공장수주,
신규 실업수당 및 건축허가 신청건수 등 실물경제지표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함에 따라 점차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3~4%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8년째 호황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경제가 예상밖으로 지난해 4.4분기 경제
성장률이 5.6%를 기록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자 미국 재무부채권의 평균할인율
이 최근 10주 사이에 가장 높은 연 4.42%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과거와는
달리 FRB가 이달 3일 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현재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현재상황에서 선택의 폭이 좁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FRB가 금리인상을 보류함으로써 당분간 금융불안을 피한다고 해도
대신 통상마찰은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장기활황에 따른 수입증대 및
외환위기 당사국들의 수출공세로 미국경제의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
이다. 이에따라 미국정부는 철강수입 급증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나
바나나 수입규제를 둘러싼 유럽과의 무역분쟁외에도 지난달 26일 통상법
슈퍼 301조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정책은 국제경제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응급지원과 함께 헤지펀드
규제 환율안정방안 거시경제조정 등의 근본처방 마련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
이다.

간단히 말해서 오늘의 세계경제는 동남아 러시아 브라질 등의 경제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기관차인 미국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느냐는 점이 주목되고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정부와 기업들은 세계경제 불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으로 외환위기가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 가용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외채를 가능한한 빨리 갚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