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한 민족입니다. 이는 독특한 가족환경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봐요. 외세 침략을 많이 받아서인지 다소 불안하고 호전적인
성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을 말한다"(홍익출판사)의 저자 마이클 브린(46).

그는 82년부터 워싱턴 타임즈와 더 타임즈의 서울 특파원으로 생활하다
지난해 영국으로 돌아간 한국통이다.

"유럽 사람들은 한국을 너무 몰라요. 좀 안다는 사람도 영국인이 아일랜드인
을 대할 때처럼 비뚤어진 선입관을 갖고 있죠"

영화 "서편제"를 보고 한국인의 한을 이해하게 됐다는 그는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 민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에서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영국 스튜어디스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싫어하는 건 "어이, 위스키"하고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려준다.

그는 한국 정치인들과 친분이 두텁다.

한 때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의 영어 개인교사를 맡았으며 김대중 대통령
으로부터도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87년 대선 때 광주에서 김영삼 후보가 유권자들의 돌멩이에 놀라 도망
갔는데 김대중 후보는 대구에서 돌세례를 피하지 않고 연설을 하더군요.
극적인 삶처럼 용기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김 대통령의 전기를 미국에서 출판할 계획이다.

그는 또 89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김정일 등을 만나
취재한 경험을 살려 북한의 사회변화와 남북통일에 관한 책도 구상하고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