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외신뢰도가 완전히 회복단계에 들어섰다.

13일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림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 영국의 피치 IBCA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모두 한국을 투자대상국으로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탈출의 청신호가 울린 것이다.

피치 IBCA와 S&P사에 이어 가장 신용평가에 까다롭다는 무디스사까지
한국을 다시 평가하게 된 것은 지난 1년간의 한국의 개혁정책이 맺은
국제적인 결실로 평가된다.

이에따라 한국기업과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인다=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은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지표가 된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현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

외국인 투자기관은 이 평가등급을 고려해 해외투자를 결정한다.

투자부적격 국가에는 일정액이상 투자하지 못하도록 내부 규정을 갖고
있는 곳도 많다.

3대 평가기관이 모두 한국을 투자적격국가로 올린 것은 외국투자자에게
한국에 투자해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과 같다.

동남아나 러시아 브라질 위기의 여파로 자본을 빼돌렸던 외국투자자들은
좋은 투자대상을 찾았다고 볼수있다.

특히 증시를 통한 간접투자뿐만 아니라 고용효과까지 창출하는 직접투자가
기대된다.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합작투자도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89억달러의 직접투자실적을 올린 정부는 이번을 계기로 올해
목표로 삼은 1백50억달러의 외자유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가용외환보유액을 올해 목표인 5백50억달러 이상까지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금융비용 감소=신용도가 높아진 만큼 한국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는 여건도 나아지게 된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1년미만의 단기외채를 빌리는데 그쳤던 금융기관들이
1년이상 중장기 외채를 저리에 빌릴수 있다는 얘기다.

또 채권발행에 붙는 가산금리수준도 지금보다 떨어지는 등 해외차입조건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는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앞으로 해외 차입때 지금보다 1.5~2%포인트
가량 가산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국의 대외채권은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1천3백25억달러이다.

2%포인트 가량 차입금리가 내린다면 연간 26억5천만달러를 아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해외에서 달러를 빌릴 때 무는 이자율이
9~1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김용덕 국제금융국장은 "산업은행이 장기채를 발행해 외자를
조달할 수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직접 외평채 등을 발행해
외화를 차입하지 않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외화차입창구로 활용하겠다"
고 말했다.

<>경제회복에도 청신호=신용등급 향상은 국내금리의 하향안정세에 가속도를
붙이는 요인이다.

우선 외국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리면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쉬워진다.

이처럼 직접금융시장이 활성화되면 금융기관들도 간접 금융시장에서
대출금리를 내릴수 밖에 없다.

또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싼 값에 빌려오는 것도 국내 금리 하향세를
더욱 빠르게할 것이다.

금리가 5-6%대까지 떨어지면 기업들의 경영실적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금융비용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은 나아진다.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움츠려던 투자활동도
다시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가신용등급 변경 일지 >

<>97년 10월24일 S&P, 외환위기로 신용등급 첫 하향조정(AA- -> A+)
<>97년 11월18일 피치IBCA, AA-에서 A+로 한단계 강등
<>97년 11월25일 S&P, A+에서 A-로 두단계 강등
<>97년 11월26일 피치IBCA, A+에서 A로 한단계 강등
<>97년 11월28일 무디스, A1에서 A3로 두단계 강등
<>97년 12월11일 S&P, A- -> BBB-(3단계 강등)
무디스, A3 -> Baa2(2단계 강등)
피치IBCA, A -> BBB-(4단계 강등)
<>97년 12월21일 무디스, 투자부적격으로 강등(Baa2 -> Ba1)
<>97년 12월23일 S&P, 투자부적격으로 강등(BBB- -> B+)
피치IBCA, 투자부적격으로 강등(BBB- -> B-)
<>98년 2월2일 피치IBCA, B-에서 BB+로 5단계 상향조정
<>98년 2월17일 S&P, B+에서 BB+로 3단계 상향조정
<>98년 12월19일 무디스, Ba1(긍정적 전망)
<>98년 12월22일 피치IBCA, BB+(긍정적 전망)
<>99년 1월4일 S&P, BB+(긍정적 전망)
<>99년 1월19일 피치IBCA,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BB+ -> BBB-)
<>99년 1월25일 S&P,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BB+ -> BBB-)
<>99년 2월12일 무디스,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Ba1 -> Baa3)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