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발행기관이 물량과 발행일자 금리 등을 놓고 서로 혼선을 빚고있다

시중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면서 국고채 발행기관들이 낮은 금리에 채권
을 팔기 위해 한꺼번에 국고채를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국고채가 시중자금을 흡수해 민간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키는 등
자금시장을 교란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발행예정 물량은 모두 50조여원
에 달한다.

정부의 재정적자보전 국채 26조4천억원을 비롯해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정리
기금채권 12조7천억원, 예금보험기금채권 10조5천억원 등이 발행 대기중이다

특히 재경부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상반기에 국채
발행을 집중키로 했다.

구조조정 자금 지원으로 쓰이는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 채권도 상반기에
대부분 발행될 예정이다.

이같이 국고채 발행 물량이 많아지면서 발행기관간 금리와 일정 물량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통화량 조절을 위해 수시로 통화안정채권을 발행하
고 있어 이같은 국고채 발행기관간 혼란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정부 국채 발행이 한은의 통안채 발행과 겹치면서 수요자
가 분산돼 국채 7천억원어치중 80억원이 처음으로 유찰되기도 했다.

당시 국채는 시중실세금리인 연 7%보다 낮은 6.8%대에 물량을 내놓은 반면
통안채는 시중실세금리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은이 통안채를 발행해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면서 국고채
매각을 가로막고 있다"며 "앞으로 발행될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 채권의
원활한 소화를 위해서는 통안채와 국고채간 발행일정과 금리 물량 조절이 절
실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재경부는 한국은행 성업공사 예금보험공사와 "공공채권발행협의회
"를 구성해 국채발행을 수시로 조절해 나가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모든 국고채를 하나로 통일해 국채발행물량과
일정을 정기화하는 방식으로 채권시장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