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의 세계는 허망하다.

어제의 갈채는 오늘 무관심으로 돌변하고, 오늘의 환호는 내일 연기처럼
사라진다.

숱한 대중예술인들이 그 신기루 같은 인기에 일희일비하며 소리없이
명멸하고 있다.

패티 김(61)만큼은 예외다.

지난 59년 미8군 무대를 통해 가요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올해로 40년째.

그 긴 세월동안 그가 발한 빛과 그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한결같았다.

명작곡가 길옥윤, 박춘석과 손잡고 발표한 "초우" "9월의 노래" "사랑은
영원히" "빛과 그림자" 등 대부분의 노래가 지금도 싱싱하게 살아있다.

그가 26일, 27일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노래인생 40주년을 기념
하는 콘서트(2237-9565)를 갖는다.

대중음악인으로 40주년을 기념하는 큰 잔치를 벌이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30주년 땐 40주년 공연이 가능할까 걱정했지만 결국은 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할따름입니다. 이젠 50주년 공연을
목표로 활동해야죠"

이번 콘서트엔 미국 UCLA에서 음악을 전공중인 작은 딸 카밀라가 같이
무대에 선다.

유엔직원으로 유고에 파견돼 활동중인 큰딸 정아는 마음으로 함께한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 맞춰 박춘석의 "누가"를 앞세운 기념음반도 23일 낸다.

이 음반에는 "인연" "고백" 등 신곡도 담았다.

그가 40년을 한결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늘 최고의 무대를 꾸미고 최상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스타로서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꼽는다.

"무대에 오를 땐 꼭 양치를 하고 손톱을 다듬어요. 땅을 밟은 신발은 절대
신지 않지요. 팬들에 대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의 표현이죠. 또 스타는
신비스러운 점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여러사람이 모이는데는 가급적 가지
않고 그 흔한 나이트클럽 무대에도 서지 않지요. TV에도 10번 출연섭외가
들어오면 3번정도 골라서 나가지요. 그래서 도도하고 거만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해요"

체력관리에도 철저했다.

매일 5~6km를 걷고, 쉬지않고 1km 이상씩 수영도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은 실컷 먹어보는게 소원일 정도로 음식조절에도 엄격했다.

술 담배는 물론 잡기라고는 하는게 없을 정도로 "멋없게" 살았지만 그게
그를 버티게한 원동력이었다.

"딴따라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습니다. 대중음악도 엄연한 예술입니다. 사회
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대중음악인 스스로도 예우받도록 노력해야 해요"

그는 이번 공연을 마친뒤 전국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해외교포들도 찾아 그동안 보내준 사랑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