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수출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산업자원부는 지금 추세대로면 올 2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19%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작년엔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4백원대 이상으로 유지한 덕분에 수출이
살아났었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 국제경제팀장은 "일본의 경우 해외현지법인들의
본국 송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헤지펀드들의 엔화차입이 거의 중단되는
상황이 빚어지는 반면 한국은 오는 4월부터 외환자유화로 달러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엔저-원고현상"이 지금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 엔저 여파 =엔화값이 달러당 1백20엔대로 떨어지자 산자부는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올 2월엔 설연휴(작년엔 1월)가 끼이고 작년의 금모으기
같은 돌발호재도 없어 불안하던 탓에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엔저로 일본상품값이 싸지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상품이 타격을 받아서다.

산업연구원이 작년 2월 내놓은 자료를 보면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한국수출은 6.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엔.달러.원화 등 3가지 통화의 복합적인 환율변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일본과 경쟁이 심한 선박 자동차 가전제품 기계 등 중화학
제품의 수출이 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 한국수출의 주력품목들이다.

섬유류나 신발 등 경공업제품은 대일경쟁도가 덜한 만큼 상대적으로 타격의
정도가 약하다.

산자부 오영교 무역정책실장은 "원화 대 엔화환율이 1대 10을 유지해야
타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2백50억달러 흑자달성에 빨간불 =정부는 올해 수출 1천3백40억달러
(전년대비 0.6% 증가)와 무역흑자 2백5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들어 1월엔 수출증가율 3.9%를 기록하면서 명목상으론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신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수입은 97년10월이후 16개월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월평균 30~40억달러에 무역흑자 폭은 7억달러로 축소됐다.

연초의 불안한 출발은 이달엔 "침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장기전망도 좋지 않다.

오는 6월말이면 수입선다변화 폐지로 일본상품이 밀려들어온다.

무역흑자 2백50억달러는 "기대목표"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비상걸린 정부부처 =정부는 오는 22일 수출지원대책위원회를 열어 엔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대책에는 <>무역어음 할인기금 한도증액(2조원->3조원,산업은행)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관련금리 1%포인트 인하(수출입은행) <>환가료 추가인하
(산업은행) <>러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위험국가에 대한 지원확대
(수출보험공사) <>인터넷 무역활성화, 무역인프라조성법 제정추진(산자부)
등이 포함됐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