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공간지각능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남성은 언어구사능력이 여성보다 못하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폭력적이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이같은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

일부 뇌과학자들은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설명하고있다.

바로 뇌 구조의 차이가 이같은 현상을 초래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일부 임상실험에만 의존한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있다.

한림대 의대 신형철교수는 "뇌구조의 차이로 남성과 여성의 능력차이가
있을수 있다"며 "그러나 뇌의 차이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은 아직
입증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뇌의 차이 =남성과 여성 뇌는 외형과 구조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먼저 외형적으로 남성의 뇌는 여성의 뇌보다 크다.

평균적인 남성의 뇌의 무게는 약 1.35kg이고 여성의 그것은 약 1.21kg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때 남성우월론자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머리가 좋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남자의 뇌가 더 큰 것은 단지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신체가 더 크기 때문
이다.

뇌와 신체의 무게비를 따져보면 남녀가 동일하다.

과학자들은 더 큰 뇌가 고도의 지능을 나타낸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상어나 고래의 뇌가 크다고해서 지적으로 더 우수하다고 할수 없기 때문
이다.

반면 뇌의 신경세포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맥마스터대학의 위텔슨 박사는 두뇌의 세포를 조사한 결과, 남자가 여자보다
더 큰 뇌를 갖고 있지만 여자의 뇌에는 신경세포가 약 11%가량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신경세포들은 언어를 이해하고 말의 억양을 인식 하는데 쓰인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도 여자가 남자보다 크다.

이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좌우뇌를 동시에 사용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주장도 있다.

<>언어및 공간능력 =뇌에대한 남녀간의 차이는 자기공명장치를 활용한
실험에서 주로 드러나고있다.

최근 예일대 쉐비즈 교수는 19명의 남녀에게 각각 의미없는 단어들을 읽고
시로 지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이때 자기공명장치를 사용, 뇌를 촬영한 결과 남자는 언어 중추역할을 하는
대뇌의 왼쪽부분을 주로 사용했다.

여자는 왼쪽뿐 아니라, 오른쪽 뇌부분까지 골고루 사용했다.

펜실베이니아대 구르 박사도 인간의 뇌활동은 남녀간에 근본적인 차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자기공명장치를 이용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37명의 젊은 남자와
24명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뇌의 변화와 뇌 부위별 활동량에 대해
조사했다.

남자의 뇌는 하등동물에게 잘 발달 되어 있는 부위인 감정을 통제하는
대뇌에서 유난히 활동량이 높게 측정되었다.

여자들은 언어와 제스처와 같은 상징적 행동과 관계있는 대뇌에서 더 많은
두뇌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르 박사는 이를 근거로 "여성이 추상작용과 언어기능 등 정신적인 유연성
을 필요로 하는 일을 잘 하는 반면, 남성은 공간적.기계적인 분야에서 여성에
비해 우월한 능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력성 =과학자들은 인간의 폭력성을 뇌의 신경물질인 테스토스테론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남아태아의 경우 출생전 수개월동안 여아에 비해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증가한다.

어떤 연구자들은 이것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스트레스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어릴 때 남자아이가 호전성을 갖게되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폭력적 성범죄자 등에서 일반인 보다 높은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남아의 테스토스테론이 많을수록 왼손잡이 실독증 말더듬이 발생을 증가
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호르몬은 남성이 수학과 공간분야에서 여성보다 우월할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고있으나 논란의 여지는 많다.

<>동성애 =대다수 사람들은 이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극소수(1~5% 정도)사람들은 동성 또는 양성 모두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

일부 뇌과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해부학적으로 분석,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미국립보건원의 딘 헤이머 박사는 사람의 본능적 행동과 신진대사를 제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상하부의 크기가 동성연애 여부를 좌우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동성연애자 19명과 이성연애를 하는 남성16명 및 여성6명의 시상
하부크기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의 시상하부는 여성의 그것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성연애를 하는 남성의 시상하부는 동성연애 남성보다 2~3배 정도컸다.

동성연애 남성의 시상하부크기는 여성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
됐다.

<>우울증 =수많은 임상실험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에 2배나 더 많이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대해 뇌과학자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슬픈 감정을 받아들이는 뇌의 반응
폭이 더 크다는 사실에 주목하고있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의 마크 조지 박사팀이 최근 미국 성인남녀
10명씩에게 슬픈 생각을 하게하는 동안 이들의 뇌혈류 변화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을 통해 영상화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 뇌전두부 앞쪽에서 혈류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찰됐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만한 사실은 여성의 경우 감정을 조절하는 뇌 중간
부분에 위치한 변연계 앞쪽의 혈류량이 남성보다 8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