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사회의 특징중 하나는 투명성이다.

정보화사회를 전자적 투명성의 시대 또는 전자민주주의 시대라고도 하는데
이는 은폐 왜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데서 나온 말이다.

오늘날 첨단기술은 한 세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하고 있다.

3백년전에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 한올만 있으면 그 사람이 무슨 병에
걸렸었는지를 알아내는 세상이다.

투명사회로 갈 수 밖에 없는 첫번째 이유는 은폐 왜곡이 불가능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투명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점차 다양화되고 개성화되는 사회에서 각자 속임수를 쓰게 되면 사회는
순식간에 대혼란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개성은 존중해 주되 거짓없이 살아보자는 것이 정보화사회의 새로운 가치관
이다.

세계적이 미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Trust)
에서 "고 신뢰성 사회(High Trust Society)는 번성하고 저신뢰성 사회는
쇠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IMF관리체제로 들어서기 전에 이미 한국사회를 저신뢰성
사회로 진단하고 조만간 큰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한국경제가 외형상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있을 때 우리의 외환정책이나
산업구조의 낙후성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낮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지적한
것이 이채롭다.

이제 우리나라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시급히 받아들여야
한다.

더구나 글로벌 경제체제는 반부패라운드의 출범을 전세계에 선언하고 있다.

투명성이 낮은 기업 그리고 비윤리적 상거래를 하는 기업은 거래 중단이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요즘 만난 주한 외국 비즈니스맨은 우리나라의 저녁 뉴스를 보면 한국은
매일 범죄박람회 범죄 엑스포를 열고 있는 나라 같다고 꼬집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전세계
85개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패지수에서 10점 만점에 4.2점으로
43위를 차지했다.

43위에 함께 랭크된 나라는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다.

말레이시아와 대만은 29위로 우리보다 훨씬 앞에 있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의 투명성을 짐바브웨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지수는 정치 경제분석가들을 대상으로
그 나라의 뇌물 수수 등을 항목별로 조사해서 발표하는 부패측정치로 가장
청렴한 나라를 10점 만점으로 해 지수화 한 것이다.

문제는 부패한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더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지수 한 단위가 낮아질때 경제성장률을 2.8%포인트씩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은 거품경제가 아니라 부패경제였던 셈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강력한 외풍 때문에 뼈를 깎는 혁신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기업윤리강령을 채택하고 기업윤리와 경영전략을 접목시키는 윤리경영을
도입해야 한다.

이것이 각종 경영위험은 줄이고 장기적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필수 경영
과제인 것이다.

< IBS컨설팅그룹 대표 yoonek18@hanimai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