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쉬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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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란 한국에만 사는 토종 민물고기다.
"쇄리" "기생피리" "초피리" 등 전국 각지에서 부르는 사투리 이름이
1백93개에 이른다니 특산종이긴 해도 희귀종은 아니다.
고작해야 길이가 15cm를 넘지 못하는 "쉬리"는 돌이 깔린 여울에서 떼지어
살며 놀라면 돌이나 바위틈에 감쪽같이 잘 숨는다.
육식성이어서 곤충의 애벌레나 실지렁이를 먹고 산다.
일생을 담수어연구에 바친 최기철 박사는 생전에 "한국산 담수어중 관상어
후보 1종을 추천하라면 서슴치 않고 "쉬리"를 짚겠다"고 했을 만큼 모습이
날씬하고 빛깔도 황홀하다.
요즘 이 토종인 물고기 이름을 타이틀로 삼은 한국영화 "쉬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열흘만에 1백만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의 인기는 초반 기세에선 이미
지금까지 최고 흥행작이었던 "타이타닉"을 앞서고 있다고 한다.
하루평균 12만여명이 영화관으로 몰려들어 표를 구하기조차 어렵다.
신소재 액체폭탄 "CTX"를 둘러 싼 남북한 비밀요원들의 암투를 그린 이 영화
는 그들의 대결이 중심축이지만 비정의 세계와 대비되는 애틋한 러브 스토리
도 바닥에 깔아놓아 관객들의 감성도 자극한다.
여주인공인 미모의 북한여성 저격수를 상징한 것인지 작전 암호명을
아름다운 토종 민물고기 "쉬리"로 하고 그것을 타이틀로 정한 감독의 비범한
구성력도 흥행성공의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비 31억원, 엑스트라만 3천여명 등 한국의 기록을 깨뜨리는 규모도
중요하다.
그러나 2년동안 시나리오를 다듬고 배우와 스턴트맨을 6주동안 합숙교육
시키는가 하면 미국서 총기를 대여해 오는 등 감독과 스텝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위해 스태프와 배우들이 영화에 들인 공이 성공의 열쇠가 되지 않았나
싶다.
"쉬리"의 흥행성공은 헐리우드 액션영화의 독주속에서 한국액션영화도
국내는 물론 세계로 뻗어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못내 아쉬운 것은 "타이타닉" 같은 영화를 예로 들면서 문화산업의 육성을
강조해오고 있는 정부가 고공촬영과 총기대여 협조요청을 끝내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노숙자까지 동원해 표를 사들이는 극성스런 암표상을 퇴치하는 일만은
틀림없이 정부가 해야할 일인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
"쇄리" "기생피리" "초피리" 등 전국 각지에서 부르는 사투리 이름이
1백93개에 이른다니 특산종이긴 해도 희귀종은 아니다.
고작해야 길이가 15cm를 넘지 못하는 "쉬리"는 돌이 깔린 여울에서 떼지어
살며 놀라면 돌이나 바위틈에 감쪽같이 잘 숨는다.
육식성이어서 곤충의 애벌레나 실지렁이를 먹고 산다.
일생을 담수어연구에 바친 최기철 박사는 생전에 "한국산 담수어중 관상어
후보 1종을 추천하라면 서슴치 않고 "쉬리"를 짚겠다"고 했을 만큼 모습이
날씬하고 빛깔도 황홀하다.
요즘 이 토종인 물고기 이름을 타이틀로 삼은 한국영화 "쉬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열흘만에 1백만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의 인기는 초반 기세에선 이미
지금까지 최고 흥행작이었던 "타이타닉"을 앞서고 있다고 한다.
하루평균 12만여명이 영화관으로 몰려들어 표를 구하기조차 어렵다.
신소재 액체폭탄 "CTX"를 둘러 싼 남북한 비밀요원들의 암투를 그린 이 영화
는 그들의 대결이 중심축이지만 비정의 세계와 대비되는 애틋한 러브 스토리
도 바닥에 깔아놓아 관객들의 감성도 자극한다.
여주인공인 미모의 북한여성 저격수를 상징한 것인지 작전 암호명을
아름다운 토종 민물고기 "쉬리"로 하고 그것을 타이틀로 정한 감독의 비범한
구성력도 흥행성공의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비 31억원, 엑스트라만 3천여명 등 한국의 기록을 깨뜨리는 규모도
중요하다.
그러나 2년동안 시나리오를 다듬고 배우와 스턴트맨을 6주동안 합숙교육
시키는가 하면 미국서 총기를 대여해 오는 등 감독과 스텝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위해 스태프와 배우들이 영화에 들인 공이 성공의 열쇠가 되지 않았나
싶다.
"쉬리"의 흥행성공은 헐리우드 액션영화의 독주속에서 한국액션영화도
국내는 물론 세계로 뻗어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못내 아쉬운 것은 "타이타닉" 같은 영화를 예로 들면서 문화산업의 육성을
강조해오고 있는 정부가 고공촬영과 총기대여 협조요청을 끝내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노숙자까지 동원해 표를 사들이는 극성스런 암표상을 퇴치하는 일만은
틀림없이 정부가 해야할 일인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