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속경제] 제1부 : (9) '가상기업, 가상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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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를 누르고 세계 최대의 이동전화 단말기 공급업체로 올라선
핀란드의 노키아.
지난 1백30년동안 임업제품을 생산해 오던 회사였다.
90년대 초까지 펄프 종이 고무장화 등이 주종 생산품목이었다.
TV나 소형컴퓨터 등에 손대 다각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손해만 보았다.
최고경영자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살하기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92년 1월 졸마 오릴라가 새로 경영을 맡았다.
변신이 절실했던 오릴라는 앞으로 휴대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노키아가 휴대폰사업을 위한 아무런 기술이나 생산설비 등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것.
이미 세계의 대형 전화회사들은 휴대폰시장 선점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었다.
오릴라는 지금까지 볼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조직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겼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가상기업(Cyber Corporation)이다.
설계를 비롯해 칩과 부품생산 판매까지 모두 외부의 전문기업에 맡겼다.
노키아는 이들 각 부문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군살없는 조직만 갖고 갔다.
이 조직은 작지만 역동적이었다.
수백개 협력업체가 컴퓨터 통신망으로 서로 연결됐다.
각 나라에 흩어져 있는 설계회사 생산공장 판매조직의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교환됐다.
노키아는 다만 어느 공장에서 부품을 얼마에 공급받아 몇대를 만들고
그것을 어떤 가격에 팔지를 그자리에서 결정만 하면 됐다.
이런 가상기업 운영방식으로 노키아는 사업을 시작한지 2년도 안된 93년
22억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면서 세계적인 휴대폰 공급업체로 발돋움했다.
노키아는 무엇보다 디지털 광속경제시대의 기업경영에서는 속도가 규모보다
훨씬 중요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가상기업의 운영은 광속으로 이뤄진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수직적 계층구조내에서 느려터진 속도로 진행되는
기존 기업보다 훨씬 빨리 움직이고 쉽게 방향을 바꿀수 있다.
빛의 속도로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재빨리 세계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노키아가 거둔 성공의 열쇠는 가상공간을 통한 "광속경영"에 있었던 것이다.
가상기업의 혁신적인 경영방식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하퍼그룹
에서도 찾아 볼수 있다.
하퍼그룹은 단 한척의 배도 갖지 않고 세계적인 선박운송망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 회사다.
하퍼의 경영진은 고객 대부분이 화물의 빠른 운송을 원하며 자기의 화물이
운송단계의 어디쯤에 있는지를 가장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따라 가상기업의 새로운 조직을 구상했다.
세계 40여곳에 있는 지점과 해운회사 고객들을 그물처럼 잇는 위성통신망을
갖췄다.
지점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화물이 있는 곳과 그것을 실을 배가 어디에
있는지 즉각 찾아 낸다.
하퍼는 선적운송장 선하증권 보험증명서 수취영수증 등 운송에 필요한 모든
세부서류도 위성통신망을 통해 전송한다.
또 고객이 검색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중앙컴퓨터에 저장하고 인터넷에
올린다.
고객은 안방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하퍼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자신의
화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단계를 밟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인프라로 하는 가상기업이 디지털 광속경제시대의
새로운 기업모델로 떠오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가상기업은 실제 소유하고 있지 않은 조직 설비 인력 노하우를 소유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그것들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기업이다.
세계 구석 구석을 잇는 디지틀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업형태다.
수십 내지 수백개 기업들이 서로 협력업체가 되고 경영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제품.부가가치를 만들어 낼수 있다.
가상기업에서 서로 다른 곳에 분산된 근로자들은 같은 사무실에 모여 있는
것처럼 서로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영업직원들은 1주일에 한번 방문하는 지사에 자기 책상을 놓을 필요가 없다.
노트북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에 있든 그곳이 사무실 책상이 된다.
가상기업에서는 신제품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우수한 연구인력을
모으고 대규모 실험시설을 갖출 필요도 없다.
대학 등 전문집단과 네트워크로 연결한 가상연구조직을 만들어 훨씬 적은
돈을 들이고 더 많은 정보와 연구성과를 얻어 낼수 있다.
무엇보다 가상기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여건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
인터넷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미 어떤 산업 어떤 직종도 인터넷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시대가 왔다.
국경은 무의미해졌으며 전세계 모든 기업이 경쟁상대라는 의미다.
가상기업이라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 특별취재팀 = 추창근(정보통신부장/팀장)
손희식 정종태 양준영(정보통신부) 한우덕(국제부)
조성근(증권부) 유병연 김인식(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
핀란드의 노키아.
지난 1백30년동안 임업제품을 생산해 오던 회사였다.
90년대 초까지 펄프 종이 고무장화 등이 주종 생산품목이었다.
TV나 소형컴퓨터 등에 손대 다각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손해만 보았다.
최고경영자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살하기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92년 1월 졸마 오릴라가 새로 경영을 맡았다.
변신이 절실했던 오릴라는 앞으로 휴대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노키아가 휴대폰사업을 위한 아무런 기술이나 생산설비 등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것.
이미 세계의 대형 전화회사들은 휴대폰시장 선점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었다.
오릴라는 지금까지 볼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조직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겼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가상기업(Cyber Corporation)이다.
설계를 비롯해 칩과 부품생산 판매까지 모두 외부의 전문기업에 맡겼다.
노키아는 이들 각 부문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군살없는 조직만 갖고 갔다.
이 조직은 작지만 역동적이었다.
수백개 협력업체가 컴퓨터 통신망으로 서로 연결됐다.
각 나라에 흩어져 있는 설계회사 생산공장 판매조직의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교환됐다.
노키아는 다만 어느 공장에서 부품을 얼마에 공급받아 몇대를 만들고
그것을 어떤 가격에 팔지를 그자리에서 결정만 하면 됐다.
이런 가상기업 운영방식으로 노키아는 사업을 시작한지 2년도 안된 93년
22억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면서 세계적인 휴대폰 공급업체로 발돋움했다.
노키아는 무엇보다 디지털 광속경제시대의 기업경영에서는 속도가 규모보다
훨씬 중요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가상기업의 운영은 광속으로 이뤄진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수직적 계층구조내에서 느려터진 속도로 진행되는
기존 기업보다 훨씬 빨리 움직이고 쉽게 방향을 바꿀수 있다.
빛의 속도로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재빨리 세계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노키아가 거둔 성공의 열쇠는 가상공간을 통한 "광속경영"에 있었던 것이다.
가상기업의 혁신적인 경영방식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하퍼그룹
에서도 찾아 볼수 있다.
하퍼그룹은 단 한척의 배도 갖지 않고 세계적인 선박운송망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 회사다.
하퍼의 경영진은 고객 대부분이 화물의 빠른 운송을 원하며 자기의 화물이
운송단계의 어디쯤에 있는지를 가장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따라 가상기업의 새로운 조직을 구상했다.
세계 40여곳에 있는 지점과 해운회사 고객들을 그물처럼 잇는 위성통신망을
갖췄다.
지점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화물이 있는 곳과 그것을 실을 배가 어디에
있는지 즉각 찾아 낸다.
하퍼는 선적운송장 선하증권 보험증명서 수취영수증 등 운송에 필요한 모든
세부서류도 위성통신망을 통해 전송한다.
또 고객이 검색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중앙컴퓨터에 저장하고 인터넷에
올린다.
고객은 안방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하퍼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자신의
화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단계를 밟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인프라로 하는 가상기업이 디지털 광속경제시대의
새로운 기업모델로 떠오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가상기업은 실제 소유하고 있지 않은 조직 설비 인력 노하우를 소유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그것들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기업이다.
세계 구석 구석을 잇는 디지틀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업형태다.
수십 내지 수백개 기업들이 서로 협력업체가 되고 경영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제품.부가가치를 만들어 낼수 있다.
가상기업에서 서로 다른 곳에 분산된 근로자들은 같은 사무실에 모여 있는
것처럼 서로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영업직원들은 1주일에 한번 방문하는 지사에 자기 책상을 놓을 필요가 없다.
노트북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에 있든 그곳이 사무실 책상이 된다.
가상기업에서는 신제품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우수한 연구인력을
모으고 대규모 실험시설을 갖출 필요도 없다.
대학 등 전문집단과 네트워크로 연결한 가상연구조직을 만들어 훨씬 적은
돈을 들이고 더 많은 정보와 연구성과를 얻어 낼수 있다.
무엇보다 가상기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여건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
인터넷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미 어떤 산업 어떤 직종도 인터넷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시대가 왔다.
국경은 무의미해졌으며 전세계 모든 기업이 경쟁상대라는 의미다.
가상기업이라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 특별취재팀 = 추창근(정보통신부장/팀장)
손희식 정종태 양준영(정보통신부) 한우덕(국제부)
조성근(증권부) 유병연 김인식(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