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J 캠페인] 제3부 : (18) '애니메이션산업' ..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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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가 지난해말 발표한 "개미"는 두가지 점에서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첫째는 95년의 "토이스토리"이후 3년만에 시도된 디지털 삼차원(3D)
애니메이션이란 점.
두번째는 "만화영화=어린이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토이스토리"가 3D 애니메이션이란 혁신적인 제작기법으로 전세계를 강타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품은 쉽사리 나오지 못했다.
3D가 아직까지는 미지의 기술인데다 첨단 장비문제로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인물표정의 섬세한 표현이 힘들고 차가운 느낌을
주어 "장난감과 곤충"의 예술이라는 한계를 보인 것도 그 이유다.
그러나 기술력과 장비가 발달하며 디지털기법은 전통적인 셀(2D) 애니메이션
을 대체할 차세대형 만화영화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은 손으로 일일이 수만장의 그림을 그려내는 2D 만화영화로는 불가능
했던 표현들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비디오물 게임 인터넷콘텐츠 등 연관상품으로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디즈니가 "개미"와 비슷한 시기에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벅스
라이프"에서는 초기단계의 기술적 문제들이 상당히 해결돼 3D 애니메이션이
완벽한 예술장르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였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유리한 국제하청 여건 =국내에서도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로봇 태권V" 이후 23년만에 만들어진 로봇애니메이션 "철인사천왕"(B29)이
최근 개봉됐으며 "붕가부"(페이스) "셀마"(한스C&A) "원더플 데이즈"(필름
앤웍스) "시드"(애니마FX) 등이 제작준비를 마치고 투자자를 물색중이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3D 애니메이션 제작바람에 기존 2D 애니메이션이
완전히 압도당할 정도다.
국내 업체들이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3D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미국밖에는 시도한 적이 없다.
일본도 아직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기술이기 때문이다.
2D와는 달리 기술격차가 아직은 크지 않은 셈이다.
김혁 B29 대표는 "전통적인 2D 만화영화는 미국과 일본이 닦아놓은 장벽이
워낙 높아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다"며 "3D 애니메이션은 모두가 출발선상에
놓인 만큼 기술격차가 작아 세계 정상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2D 만화영화의 제작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데서도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는 2D 만화영화는 언젠가는
중국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3D는 첨단 기술과
장비가 동시에 필요해 하청작업을 받더라도 한국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기술수준은 미국의 90%에 다다랐으며 장비도 중국이나 동남아국가
보다는 월등하다.
3D 만화영화에서도 하청작업이 필연적임을 감안할 때 미국의 선택권은
한국과 대만이며 그중에서도 한국이 최적이라는 논리다.
<> 인접분야 고용창출효과 탁월 =3D 애니메이션은 어떤 문화상품보다도
인접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크다.
기존 매체가 컴퓨터와 융합해 다양한 문화상품이 만들어지며 애니메이션
산업의 판도가 바뀌는 것이다.
PC게임업체인 타프시스템이 제작, 작년말 미국 인터플레이사에 7백만달러를
받고 수출했던 "대물낚시광"이 좋은 예다.
이 게임은 3D 애니메이션과 가상현실기법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테마파크의 가상현실관에서 상영되는 영상이나 교육용
콘텐츠로도 활용된다.
만화영화가 관광산업과 교육현장으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3D 애니메이션은 국내 업계가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경쟁력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데서도 주목된다.
국내 시장이 협소한 만큼 한국 애니메이션도 이제는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돼야 하는데 3D 만화영화야말로 이를 담당할 만한 상품이라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세계 미디어산업이 다매체 다채널화가 되는 추세여서 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만큼 일정수준만 갖추면 시장성은 충분
하다는 것이다.
안상혁 성균관대 교수는 "삼차원 애니메이션은 분명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이라며 "애니메이션 자체보다는 다양한 인접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애니메이션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신규고용창출은 대부분 신기술이
적용되는 분야에서 가능하므로 3D 만화영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D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해결돼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업계는 우선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로 양분하고 있는 정부소관부처의
업무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송사 역시 애니메이션은 국가전략적 산업이라는 인식하에 이를 적극적
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나서야 된다.
산학협동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또 미국 일본 등 애니메이션강국을 비집고 세계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정교한 마케팅전략을 시행할 마케팅전문가의 육성도
필요하다.
만화영화를 더 이상 어린이용으로만 보는 시각은 시대착오적이다.
어릴 때부터 비디오게임을 하고 만화를 즐겨보며 자라온 세대가 어른이
됐을 때 애니메이션시장은 어떤 문화상품보다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란게 업계의 진단이다.
< 정리=이영훈 기자 brian@ >
[ 도움말 주신분 =김석기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
최신묵 한신코퍼레이션 사장,
김혁 B29 대표,
안상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
황선길 애니메이션 아카데미 주임교수,
이희석 애니마떼끄 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
첫째는 95년의 "토이스토리"이후 3년만에 시도된 디지털 삼차원(3D)
애니메이션이란 점.
두번째는 "만화영화=어린이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토이스토리"가 3D 애니메이션이란 혁신적인 제작기법으로 전세계를 강타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품은 쉽사리 나오지 못했다.
3D가 아직까지는 미지의 기술인데다 첨단 장비문제로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인물표정의 섬세한 표현이 힘들고 차가운 느낌을
주어 "장난감과 곤충"의 예술이라는 한계를 보인 것도 그 이유다.
그러나 기술력과 장비가 발달하며 디지털기법은 전통적인 셀(2D) 애니메이션
을 대체할 차세대형 만화영화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은 손으로 일일이 수만장의 그림을 그려내는 2D 만화영화로는 불가능
했던 표현들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비디오물 게임 인터넷콘텐츠 등 연관상품으로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디즈니가 "개미"와 비슷한 시기에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벅스
라이프"에서는 초기단계의 기술적 문제들이 상당히 해결돼 3D 애니메이션이
완벽한 예술장르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였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유리한 국제하청 여건 =국내에서도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로봇 태권V" 이후 23년만에 만들어진 로봇애니메이션 "철인사천왕"(B29)이
최근 개봉됐으며 "붕가부"(페이스) "셀마"(한스C&A) "원더플 데이즈"(필름
앤웍스) "시드"(애니마FX) 등이 제작준비를 마치고 투자자를 물색중이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3D 애니메이션 제작바람에 기존 2D 애니메이션이
완전히 압도당할 정도다.
국내 업체들이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3D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미국밖에는 시도한 적이 없다.
일본도 아직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기술이기 때문이다.
2D와는 달리 기술격차가 아직은 크지 않은 셈이다.
김혁 B29 대표는 "전통적인 2D 만화영화는 미국과 일본이 닦아놓은 장벽이
워낙 높아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다"며 "3D 애니메이션은 모두가 출발선상에
놓인 만큼 기술격차가 작아 세계 정상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2D 만화영화의 제작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데서도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는 2D 만화영화는 언젠가는
중국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3D는 첨단 기술과
장비가 동시에 필요해 하청작업을 받더라도 한국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기술수준은 미국의 90%에 다다랐으며 장비도 중국이나 동남아국가
보다는 월등하다.
3D 만화영화에서도 하청작업이 필연적임을 감안할 때 미국의 선택권은
한국과 대만이며 그중에서도 한국이 최적이라는 논리다.
<> 인접분야 고용창출효과 탁월 =3D 애니메이션은 어떤 문화상품보다도
인접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크다.
기존 매체가 컴퓨터와 융합해 다양한 문화상품이 만들어지며 애니메이션
산업의 판도가 바뀌는 것이다.
PC게임업체인 타프시스템이 제작, 작년말 미국 인터플레이사에 7백만달러를
받고 수출했던 "대물낚시광"이 좋은 예다.
이 게임은 3D 애니메이션과 가상현실기법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테마파크의 가상현실관에서 상영되는 영상이나 교육용
콘텐츠로도 활용된다.
만화영화가 관광산업과 교육현장으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3D 애니메이션은 국내 업계가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경쟁력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데서도 주목된다.
국내 시장이 협소한 만큼 한국 애니메이션도 이제는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돼야 하는데 3D 만화영화야말로 이를 담당할 만한 상품이라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세계 미디어산업이 다매체 다채널화가 되는 추세여서 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만큼 일정수준만 갖추면 시장성은 충분
하다는 것이다.
안상혁 성균관대 교수는 "삼차원 애니메이션은 분명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이라며 "애니메이션 자체보다는 다양한 인접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애니메이션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신규고용창출은 대부분 신기술이
적용되는 분야에서 가능하므로 3D 만화영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D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해결돼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업계는 우선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로 양분하고 있는 정부소관부처의
업무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송사 역시 애니메이션은 국가전략적 산업이라는 인식하에 이를 적극적
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나서야 된다.
산학협동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또 미국 일본 등 애니메이션강국을 비집고 세계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정교한 마케팅전략을 시행할 마케팅전문가의 육성도
필요하다.
만화영화를 더 이상 어린이용으로만 보는 시각은 시대착오적이다.
어릴 때부터 비디오게임을 하고 만화를 즐겨보며 자라온 세대가 어른이
됐을 때 애니메이션시장은 어떤 문화상품보다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란게 업계의 진단이다.
< 정리=이영훈 기자 brian@ >
[ 도움말 주신분 =김석기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
최신묵 한신코퍼레이션 사장,
김혁 B29 대표,
안상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
황선길 애니메이션 아카데미 주임교수,
이희석 애니마떼끄 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