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으로 기업활동을 평가한다면 공기업들은 민영화 원년이었던
98년에 엄청난 결실을 거뒀다.

창사 이래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이 있는가 하면 97년의 20배에
이르는 세전이익을 낸 기업도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창사이래 최대치인 1조1천억원(세전이익
1조5천2백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1.26% 증가한 14조7백76억원.

일반주주들에게 액면기준 12~15%의 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한전은 전력판매량이 3.7% 감소했지만 전력요금 인상과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96.2% 늘었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도 지난해 전년대비 54% 증가한 11조1천3백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조1천2백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포철 당기순이익도 창사이래 최대 규모.

이에따라 액면기준 25%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국통신은 매출 8조8천억원에 1천4백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전화수요가 증가하고 내부 구조조정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순이익을
97년 2배 수준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농협에 매각된 남해화학도 지난해 1천14억원의 세전이익을 얻었다.

이는 97년(51억원)의 2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남해화학은 지난해 전년의 4천7백51억원보다 32% 증가한 6천2백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기업들이 지난해 경영실적을 크게 개선한 데는 일단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이나 경영혁신책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자재구입선이나 방법을 바꿔 상당폭의 부대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공기업들의 98년도 "경영성적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최고경영자들이 대부분 지난해 취임한데다 민영화 조치로 공기업간
경영실적 경쟁이 치열해 져 재무제표에 "플러스 알파"요인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공기업들의 배당에 대해 "너무 높다"며 문제를 삼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