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켤레에 4백만원을 호가하는 전시품 구두에 너도 나도 사겠다는 주문이
몰려 판매회사조차 놀람을 금치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화제의 상품은 이태리 브랜드인 페라가모의한국법인이 서울 압구정동의
현대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현재 전시중인 신데렐라 구두.

여성용인 이 구두는 페라가모측이 브랜드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올해초부터
샘플로 일반인들에게 공개중인데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 이를 살수 없겠느냐
는 문의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

신데렐라를 주제로 한 헐리우드 영화 "에버 애프터"에 소품으로도 쓰여
신데렐라 슈즈로 불리는 이 구두는 은색 실크에 고급 크리스털이 꽃모양으로
수놓아진 것이 특징이다.

페라가모측은"원하는 고객에 한해 주문제작해 줄수 있다고 했지만 값이 너무
비싸 가격표를 붙여 놓지 않았는데 실제 구매자가 나설줄은 몰랐다"고 놀랍다
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두를 사겠다는 사람중엔 남성고객들도 적지 않으며 특히 대구의 한 고객은
부인에게 선물하겠다며 상품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구두를 주문한 사람들이 원하는 사이즈의 상품을 손에 넣기 까지는 보통
1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제의 이 구두는 페라가모측이 탤런트 이영애를 한국의 신데렐라로
뽑고 홍보용으로 한켤레를 기증, 전시중인 두 켤레를 포함해 국내에 모두
세켤레 뿐이다.

그러나 국내패션.제화업계가 특유의 눈썰미와 저력을 발휘해 벌써 이와
유사한 상품을 만들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올 봄 서울 강남일대에서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신데렐라 구두와
함께 유사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데렐라" 바람이 세차게 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