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도와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퇴출 등으로 무려 17조원에 가까운
은행 여신이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매금융에 특화한 주택은행은 부실이 작년 4.4분기중 50% 가까이
늘어나 은행들중 가장 급속도로 부실화했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작년 12월말 현재 일반은행 여신건전성 현황에
따르면 22개 일반은행의 고정이하 무수익여신은 22조2천2백46억원(총여신의
7.4%)으로 전년말의 21조3천1백63억원에 비해 4.3%인 9천83억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성업공사에 팔린 13조2백22억원의 부실채권과 대손상각된
2조8천1백40억원의 부실채권 등 총 15조8천3백62억원어치를 감안하면 실제로
늘어난 부실자산은 16조7천4백45억원에 달한다.

무수익여신 규모는 지난 96년말 12조2천2백55억원이던 것이 외환위기와 함께
97년말 74.3%나 급증했다.

이어 작년 3월말 28조4백37억원, 6월말 29조7백66억원 등으로 증가추세를
지속하다 성업공사의 매입으로 9월말 22조4천2백24억원으로 줄어들기 시작
했다.

무수익여신비율은 작년말 5.8%에서 1.6%포인트 증가한 7.4%에 달했다.

총여신은 97년말 3백64조5천5백65억원에서 작년말 3백조6천69억원로 무려
64조원이 감소했다.

은행중에는 해외 매각된 제일 서울은행의 무수익여신이 각각
3조8천3백23억원, 2조9천8백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무수익여신비율도 제일 20.4%, 서울 17.9%이 최고였다.

증가속도면에선 주택은행이 작년 9월말 1조6천1백46억원에서 12월말
2조4천1백71억원으로 49.7% 늘어나 같은기간 은행들중 가장 빨랐다.

지방은행중에서는 강원(24.6%), 제주(22.2%), 충북(19.4%)은행 등의 무수익
여신 비율이 높았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 용어설명 ] ----------------------------------------------

<> 무수익여신 <>

무수익여신이란 부도 법정관리 3개월이상 연체업체에 대한 여신중 손실발생
이 예상되나 손실액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회수의문" 여신과 회수불능이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 여신을 합한 것이다.

1~3개월연체는 보통 요주의여신으로 분류돼 정상여신과 구별한다.

작년에 분류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예컨대 종전 기준으로 3~6개월연체 여신은 현행 고정보다 한단계 낮은
요주의로 분류됐다.

건전성분류기준은 올해 다시 강화될 전망이다.

새 기준은 연체여부뿐 아니라 상환가능성을 고려한 국제기준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