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베끼기"는 영화 광고 가요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이루어져
왔다.

특히 일본문화가 개방되는 시점에서 이 문제는 한번쯤 심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MBC다큐멘터리 "논픽션11-맨발의 청춘에서 접속까지"(4일 오후11시)는 이중
영화분야에 "칼"을 댄다.

시나리오와 영상 비교, 전문가의 설명등을 통해 해방이후 지금까지의
일본영화 표절과 모방문제를 파헤친다.

60년대 한국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맨발의 청춘"(김기덕 감독 64년작).

이 영화는 일본영화 "흙탕속의 순정"(63년작)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제작진은 일본에서 이 필름을 직접 입수해 비교했다.

남자주인공의 다친 손가락을 여주인공이 붕대로 감아주는 장면, 남녀 주인공
이 종이학을 접어 비교하며 웃는 장면, 극중 참새시리즈 농담까지 거의
비슷하다.

이에 대해 김감독은 "판권을 구입했다"고 해명했지만 감독의 개성이
들어있지 않은 "단순베끼기"는 문제라는 게 제작진의 시각.

이 프로그램은 이후 70년대 "설국", 80년대 "수렁에서 건진 내딸", 90년대
최고의 표절시비를 몰고 온 "접속",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산전수전"까지
일본영화와 비교, 분석한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임채유PD는 "실락원 산전수전 등 리메이크 영화는
모방사실을 미리 밝힌 점에서 다르지만 이 역시 한국영화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